보수단체들도 31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과 종로구 청계광장 일대에서 대규모 맞불집회를 열었다. ‘대통령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이날 오후 2시 대한문 앞에서 ‘송화영태 집회’를 열었다. ‘송화영태’는 촛불을 보내고 태극기를 맞이한다는 의미다. 이날 집회에는 보수단체 회원 2만5000여명(경찰 추산)이 운집했다.
이들은 태극기와 함께 ‘억지 탄핵 원천 무효’ ‘계엄령을 선포하라’ ‘최후의 보루 황교안을 사수하자’ 등의 피켓을 들고 ‘탄핵무효 국회 해산’을 크게 외쳤다. JTBC 손석희 사장이 파란색 수의를 입은 합성사진도 등장했다.
탄기국은 “대한민국을 팔아먹은 언론과 정치 쿠데타를 즉각 중단하고 야당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헌법유린을 그만두라”고 목소리 높였다. 또 “허위보도를 일삼는 좌파 언론들이 스스로 폐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 미디어워치 변희재 대표 등 보수인사들도 참석했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태극기 집회 참가자들이 최순실씨 돈을 받고 참석했다는 새빨간 거짓말로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며 하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하 의원의 이름이 나오자 현장 곳곳에서 거친 욕설이 들려오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3시부터 남대문을 거쳐 서소문로까지 행진했다.
집회에 참가한 김태영(44·여)씨는 “각자의 신념에 따라 촛불집회와 태극기집회에 참가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매주 집회에 나오고 있다는 조양휘(70)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때문에 나라를 잘못 이끈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후손에게 좌편향된 대한민국을 물려줄 수 없어 나라를 지키는 마음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보수단체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도 동아일보 사옥 앞에서 탄핵 반대집회를 개최했다. 약 500m 떨어진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의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어 집회 참가자들 간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충돌을 막기 위해 서울시의회, 청계광장 쪽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했다.
보수단체들의 맞불집회는 새해에도 이어질 예정이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사진= 이가현 기자
‘송화영태’… 보수단체도 맞불집회
입력 2017-01-01 1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