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대선주자들이 정유년(丁酉年) 새해 첫 일성으로 ‘정권교체’를 강조했다. 야권 주자들 모두 ‘1000만 촛불민심’이 원하는 개혁의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신년사에서 책임론과 사죄를 앞세웠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일 광주 무등산 해맞이 행사에서 “새해에는 새 시대가 열릴 것으로 확신한다”며 “새 시대는 정권교체로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신년메시지에서 “반칙과 특권으로 쌓아올린 기득권의 탑은 무너질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적폐 청산과 공정국가 건설을 내세웠다. 이 시장은 “올해는 모든 영역에서 반칙과 특권, 불공정과 불공평의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며 “기회가 공평하고 정의로운 공정국가 건설의 원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낡은 체제, 낡은 질서를 깨끗이 청산하고 시대교체를 할 마지막 기회”라며 “권력을 분산시켜 정치의 구조적 모순을 개혁하고,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낳는 구체제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도 신년사에서 정권교체를 앞세웠다. 그는 “지난해 어리석고 무능한 지도자 때문에 나라가 무너질 위기에 처했지만 국민은 좌절하지 않고 평화적인 촛불혁명을 일으켰다”며 “다가오는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고 했다.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손 전 대표는 특히 “헌법을 고쳐 제왕적 대통령제를 없애고 참된 국민주권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신년사에서 “지난해 말 대한민국을 뒤덮은 촛불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정신을 밝힌 빛이었다”며 “국민적 공분을 새로운 대한민국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국민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 등 야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서울 마포구 김대중도서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다. 헌정 사상 첫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뤄낸 ‘김대중 정신’을 되새기며 대선 승리 의지를 다졌다. 김 비대위원장은 “보수정권 10년은 민주주의와 인권이 후퇴하고 민생과 경제가 파탄 난 어둠의 시대였다”며 “이제 보수정권 10년의 어둠을 깨뜨리고 민주개혁정권의 새벽을 열어야 한다”고 했다.
정권교체와 적폐 청산을 앞세운 야당과 달리 ‘폐족(廢族)’ 위기에 처한 새누리당은 신년사에 ‘반성’과 ‘사죄’를 언급했다.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국민적 신뢰를 잃어 헌정 사상 유례가 없는 위기에 빠졌다”며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를 빌어도 모자란 상황”이라고 반성했다. 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개헌으로 정국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대통령 1인에 인사와 정보, 권력이 집중된 제왕적 대통령제는 이제 수명을 다했다”며 “국회 개헌특위를 중심으로 조속한 시일 내에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국민 헌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비주류가 결성한 개혁보수신당(가칭) 창당준비위원회의 정병국 공동대표는 “국민 여러분이 있어 새해는 더욱 희망찰 것”이라며 “사회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고 국민대통합을 이뤄내자”고 말했다. 오신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제왕적 대통령에 대한 맹목적 순응과 권력자 중심의 패권적 정당운영을 보이는 가짜 보수가 아닌 진짜 보수정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사진= 최종학 선임기자
새해 첫 일성… 野 “정권교체” 與 “반성·사죄”
입력 2017-01-01 1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