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절벽’에 직격탄을 맞은 패션업계가 라이프스타일 업체들과 협업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매장에 다양한 생활용품까지 배치해 고객들을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패션업계는 지난해 말부터 유독 추운 겨울을 맞고 있다. 소비자들의 지갑이 얼어붙으면서 매출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0.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가 0.4%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서도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4.2로 나타나 7년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이 경기가 나빠졌다고 여기면 지출을 줄이는 대표 품목 중 하나가 바로 의류다. 게다가 패션업체 대다수는 내수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국내 경기 상황에 민감한 산업으로 꼽힌다.
패션업계는 제품 카테고리를 다양화하는 ‘라이프스타일 콘셉트’를 불황 타개책으로 들고 나오고 있다.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상품군을 한 공간에서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고객 유인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핸드백, 잡화 전문 브랜드인 루이까또즈는 지난해 11월부터 10개 브랜드와 협업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변신 중이다. 출판사, 문구, 주얼리, 화장품, 꽃, 전구 등을 취급하는 업체와 협업한다. 올해까지 매장 14곳을 라이프스타일 협업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달 문을 연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매장에는 문구전문기업 모나미와의 협업을 시도했다. 매장에 들어서면 모나미 고급펜 등 문구류를 함께 볼 수 있다. 루이까또즈 관계자는 1일 “협업 매장을 통해 소비자들의 방문을 유도하고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도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핸드백 전문 브랜드 메트로시티는 ‘메트로시티 라운지’를 새롭게 열며 핸드백과 의류, 신발뿐 아니라 향수와 디퓨저, 보디용품 등을 함께 선보이고 있다. 특히 스타필드 하남과 롯데월드몰에 문을 연 메트로시티 라운지 매장은 제품뿐 아니라 커피와 케이크 등 디저트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카페가 매장 안에 들어서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최근 론칭한 에피그램은 의류뿐 아니라 인테리어 소품 등 다양한 상품으로 구성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를 표방하고 있다. 매장 내에 침구류와 주방용품 등을 포함해 특히 1인 가구를 겨냥한 상품들을 선보인 것이 특징이다. 또 매장 내에서 커피 로스팅, 꽃꽂이 강좌 등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기획] 패션업계 “생활용품도 팔아요” 자구책
입력 2017-01-02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