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새해 신사업 추진을 본격화한다. 스마트폰, TV 등 기존 사업은 중국의 거센 추격을 따돌리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미래를 담보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7에서 인공지능(AI) 기반의 로봇을 선보인다고 1일 밝혔다. LG전자는 스마트 가전과 연계해 집사 역할을 하는 가정용 허브 로봇, 정원을 손질하는 로봇, 공항·호텔 등 공공장소에서 고객을 돕는 로봇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복잡한 환경에서도 스스로 길을 찾아 주행하고, 주어진 과제를 가장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도출할 수 있는 로봇”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홈어플라이언스(H&A)사업본부 내에 스마트솔루션 BD(사업부문)를 신설하고 스마트홈과 연동하는 로봇 개발을 준비해 왔다.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 인력 일부를 이동시키는 등 인력도 충원했다.
로봇에 탑재되는 AI 플랫폼은 딥러닝 기반으로 LG전자에서 직접 개발했다. 음성인식 등 일부 기술은 아마존 등 다른 업체와 협력한다. LG전자는 로봇 사업을 가정용 생활로봇에서 시작해 공공 서비스용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자동차부품을 담당하는 VC사업본부도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힘을 싣고 있다. 카인포테인먼트를 총괄하는 스마트사업부를 신설하고 친환경 전기차 부품 분야를 그린사업부로 통합했다. 또 북미·유럽·중국 사업센터를 운영해 거점별 사업을 강화한다. VC사업본부 매출은 지난해 2조7000억원에서 올해 3조500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TV에서 축적한 영상 기술을 바탕으로 의료용 영상기기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삼성전자는 세계적인 자동차 전장 업체 하만을 인수하며 전장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하만 인수가 완료되면 삼성전자의 사업구조는 더욱 안정적으로 구축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부품(DS), IT모바일(IM), 소비자가전 등 3개 사업부문으로 나뉜다. 한 쪽이 부진해도 다른 쪽에서 만회해 전체 실적은 흔들리지 않는 삼각형 사업구조다. 지난해 갤럭시 노트7이 단종되며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부문이 위기에 빠지자 DS부문이 프리미엄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실적을 끌어올리며 전체 실적을 만회했다. 노트7 부재에도 반도체의 활약으로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8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만 인수로 전장 사업이 추가되면 삼성전자는 사각형 사업구조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전장사업은 일단 DS부문에 편입되지만 삼성전자가 전장사업을 중요한 미래 먹거리로 판단하고 있는 만큼 향후 조직개편을 통해 별도 사업부문으로 독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수한 비브 랩스의 AI 플랫폼을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든 가전제품으로 확대해 스마트홈 시장을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전장사업·인공지능 로봇… 삼성·LG, 새해 신사업 승부수 띄운다
입력 2017-01-02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