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 닭띠 스포츠 스타들의 새해 포부

입력 2017-01-02 00:01

2017년 정유년(丁酉年) 새 해가 밝았다. 닭띠 스포츠 스타들은 올해가 남다르다. 모두 매일 아침 새벽을 깨우는 닭처럼 부지런함으로 승부해 정유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프로야구·축구·농구에서 대표적인 닭띠 선수 세 명의 새해 소망과 목표를 1일 들어봤다.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야구), 전 경기 출장해 팀 우승 돕겠다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24·사진)은 닭띠에 대한 감회가 남다르다. 그는 "12년 전 닭띠 해에 중학교에 입학해 야구선수로의 꿈을 키웠다"며 "다시 돌아온 이번 닭띠 해는 최고의 기량으로 최고의 선수가 돼 최고의 한 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구자욱은 데뷔 첫 해인 2015년 신인왕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프로에 발을 내디뎠다. 지난해에는 타율 0.343, 14홈런, 77타점을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이제 삼성 투타의 중심이었던 최형우와 차우찬이 팀을 떠나면서 '소년가장'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는 "그런 말을 들어서 기분이 좋다"며 "팀이나 개인으로서도 올해는 중요한 시기다. 더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구자욱은 올해 목표에 대해선 "개인적으로는 먼저 전 경기 출장을 한 번 해보고 싶고 그 다음으로 타격왕을 꿈꾸고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팀의 자존심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팀을 우승시키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구자욱은 "주요 선수들이 나갔지만 우리 팀엔 새로운 선수도 많다"며 "야구장에 많이 와 주셔서 힘을 주시면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원주 동부 허웅(농구), 팀에 꼭 필요한 선수 되고 싶어

프로농구(KBL) 데뷔 3년차를 맞은 가드 허웅(24·사진)은 지난해 소속팀 원주 동부를 이끄는 차세대 스타로 입지를 굳혔다. 농구대통령으로 불린 아버지 허재 전 국가대표팀 감독의 그늘을 완전히 벗었다는 평가다. 닭띠인 허웅이 올해 더욱 비상할 것이라는 데 의심을 하는 농구인이 많지 않다. 올해가 닭띠 해인지도 몰랐다는 그는 "나의 해로 만들겠다는 거창한 약속보다는 정규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데 끝까지 부상 없이 활약해 팀에게 꼭 필요한 선수가 되고싶다"며 소박한 포부를 밝혔다.

허웅은 1일 마감된 KBL 올스타 팬 투표에서 5만2000표 이상을 얻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체 1위에 올랐다. 이에 대해 허웅은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면서도 조금 부담이 된다. 인기를 얻을수록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즌 초반보다 자신감을 갖고 적극적인 공격을 할 것"이라며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전으로 진행되는 만큼 나이 어린 선수들이 더 집중하고 힘을 내야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붉은 닭처럼 용맹하게 플레이하면서 동시에 팀내 베테랑인 김주성, 박지현의 노련미를 배우고 싶다는 허웅. 올 시즌 허웅이 얼마나 코트에서 멋진 싸움닭이 될 지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원 FC 문창진(축구), 팀 AFC 출전·A대표 승선 목표

문창진(24·사진)이 올해 강원 FC의 돌풍을 이끌 ‘키플레이어’를 꿈꾸고 있다.

최근 포항 스틸러스를 떠나 강원으로 이적한 문창진은 공격력과 경기 조율 능력을 겸비한 ‘미들라이커(미드필더와 스트라이커의 합성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월에 카타르에서 열린 2016 AFC U-23 챔피언십 본선에서 6경기 4골을 터뜨리며 해결사 능력을 과시했다. 2016 리우올림픽에선 3경기에 출전해 한국의 8강 진출에 큰 힘을 보탰다.

문창진은 새해에 대한 기대가 한없이 컸다. 그는 “강원에서 이근호, 정조국 같은 선배들과 함께 뛰게 돼 가슴이 설렌다”며 “내가 골을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 동료들이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올림픽에 나선 이후 경기를 보는 시야가 더 넓어졌다는 그는 “강원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과 성인 대표팀 발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 팀내에서는 2017 시즌 10-10(10골-10도움)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포부를 내비쳤다.

닭띠해 스타로서의 다짐도 잊지 않았다. “올해 붉은 닭의 해인 만큼 새팀에서 닭처럼 파닥파닥 뛰며 활력을 불어넣어주겠습니다.”

모규엽, 박구인,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