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은 교회조차 잊고 있던 진리가 거리에서 선포된 해였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요한복음 1장5절) 서울 광화문, 부산 서면, 광주 금남로와 대구 국채보상로, 뉴욕 맨해튼과 파리 에펠탑 앞에 사람들이 촛불을 들고 모였다. 외쳤다. “빛이 있으라. 어둠은 물러가라.” 한 방울의 물에 파문이 퍼지듯 빛은 낮을 불러왔다. 추운 밤에는 가려졌던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 권력은 고개를 숙였다. 빛은 생명이다. 온 천하를 얻어도 생명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생명을 외면하는 어둠은 빛을 견딜 수 없다. 한 해를 다 보내고도 여전히 촛불을 밝혀 든다. 수줍게 등불을 밝힌 신부처럼, 시냇물 찾는 사슴처럼, 우리는 생명의 시대, 죽음을 이긴 부활의 아침을 간절히 기다린다.
이병주 기자
[포토] 어둠을 몰아내는 빛과 함께한 2016 안녕 ∼
입력 2016-12-30 18:10 수정 2016-12-30 1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