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탄두 소형화 실패… 메르켈은 4선 성공”

입력 2016-12-30 18:38 수정 2016-12-30 20:56
사진=파이낸셜타임스(FT) 캡처

새해 세계는 어떤 격동을 겪을까. 과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멕시코 국경에 ‘만리장성’을 쌓을까. 프랑스와 독일 정권은 극우파에 넘어갈까. 북한은 핵탄두 미사일 실험에 성공할까. 높은 적중률을 자랑하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29일(현지시간) ‘2017년 세계 전망’을 내놨다.

지난해 이 신문이 내놓은 올해 예측 16가지는 실제로 10개나 맞아떨어졌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탄핵,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정권 유지, 중국 위안화 가치 하락 등에서 적중했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결, 트럼프 당선은 맞히지 못했다.

FT가 내놓은 21가지 내년 전망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을 언급한 부분이다. 이 신문은 북한이 핵탄두를 미사일에 장착 가능한 크기로 소형화하는 데는 실패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핵실험을 강행해 국제적인 금지선(red line)을 넘을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이는 지난 5일 블룸버그가 ‘비관주의자의 2017년 가이드’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 소형화에 성공할 것이라고 예측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유럽 정세에 관한 희비는 엇갈릴 것으로 봤다. FT는 프랑스 대선에서는 극우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가 집권에 실패하고,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4선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노동자 계층, 10%에 달하는 실업률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어 르펜의 당선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라고 했다. 독일 총선에 대해서도 메르켈이 속한 기민당과 시민당의 연정 의석은 줄어들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브렉시트와 관련해서는 영국이 내년 3월 말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해 공식적으로 EU 탈퇴 수순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FT는 트럼프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시리아에서 몰아내기 위해 취임 100일 안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손잡으리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IS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밀려나더라도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또 트럼프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이란 핵 협정은 유지되는 쪽에 베팅했다. 트럼프가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긴 하겠지만 이는 기존 벽을 보다 확대하는 상징적인 작업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FT에 따르면 중국 위안화 가치는 10% 넘게 평가절하되지 않으며, 미국 금리도 내년 말 1.5% 이상으로 오르지는 않을 전망이다. 국제 유가의 경우 배럴당 50달러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전수민 기자 suminis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