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어수선한 현실 감안 연말연시 조용히 보낸다

입력 2016-12-30 18:45
최순실 게이트와 실적 부진 등으로 몸살을 앓는 재계가 가급적 눈에 띄지 않으려는 듯 연말연시를 조용히 보내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그룹은 그룹 차원이 아닌 계열사별로 신년 시무식을 치를 예정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내년 1월 2일 시무식을 현대차 기아차 등 51개 계열사가 각사 대표이사 주재로 진행키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매년 새해 첫 출근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정몽구 회장 주재로 그룹 차원의 시무식을 해왔다. 정 회장은 이 자리에서 신년사를 통해 새해 판매 목표와 사업 전략 등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계열사별 시무식이 각사 자율성을 강화하는 취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룹은 최근 열린 해외법인장회의도 정 회장이 참석하지 않고 각 계열사 대표가 자유토론 형식으로 진행했다.

삼성그룹도 내년 초 계열사별로 시무식 등 신년 행사를 진행키로 했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고 이듬해인 지난해에도 그룹 차원의 신년 하례식을 열지 않았다. 그 전까지 삼성은 매년 1월 첫 근무일에 맞춰 이 회장이 참석하는 신년 하례식을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해 왔다. 이 회장 역시 신년 하례식에서 그해 경영 목표 등이 담긴 신년사를 발표했다. 그 내용은 사내방송으로 생중계되기도 했다.

현대차와 삼성이 신년 행사를 조용히 진행하는 것은 ‘최순실 게이트’로 회사 안팎이 어수선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정몽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국정조사 청문회에 참석한 이후 대외 활동을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다.

SK와 LG, 한화그룹 등은 예년처럼 신년 하례회를 하기로 했지만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