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철거됐던 평화의 소녀상이 마침내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 설치됐다.
‘미래세대가 세우는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는 30일 낮 12시30분쯤 부산 동구 초량동 일본영사관 앞 도로에 소녀상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추진위는 31일 오후 9시 시민들과 함께 소녀상 제막식을 가질 예정이다.
앞서 박삼석 동구청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시민단체가 일본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설치한다면 묵인하겠다”면서 강제 철거에 대해 사과했다. 이어 소녀상 철거 경위와 관련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나간 것이고 담당 과장 책임이지 나는 잘 몰랐다”고 말해 거센 야유를 받았다.
정경숙 추진위 서포터스 공동대표는 “소녀상을 돌려받게 돼 가슴 뭉클하다. 지금 일본영사관 후문에 소녀상을 설치하고 내일 시민과 함께하는 소녀상 제막식을 열겠다”고 말했다.
동구는 지난 28일 시민단체가 소녀상을 일본영사관 앞에 기습적으로 설치하자 공무원을 동원해 소녀상을 강제 철거하고 압수, 이틀간 야적장에 방치했다. 이 때문에 동구청에는 비난 전화가 쇄도해 사실상 업무가 마비됐고 홈페이지도 다운되는 등 큰 홍역을 치렀다.
이에 대해 일본은 즉각 반발했다. 교도통신은 스기야마 신스케 외무성 사무차관이 이날 오후 이준규 주일 한국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매우 유감”이라며 “소녀상을 철거하라”고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부산=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부산 日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 동구, 철거 이틀 만에 전격 허용
입력 2016-12-30 17:57 수정 2016-12-30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