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 2년 반 만에 멈춰 섰다… 경기·인천은 보합권

입력 2016-12-31 04:55

서울 전셋값이 2년 반 만에 상승세를 멈췄다. 경기와 인천, 신도시 등 다른 수도권 지역도 일제히 ‘제로 변동률’을 기록했다. 이사 비수기 등으로 수요는 줄어든 반면 새 아파트 입주 시기가 돼 공급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5주째 하락했다.

부동산114는 이달 마지막 주 서울 전세가가 전주 대비 0.00% 변동률을 보이며 보합세로 마감했다고 30일 밝혔다. 서울 전세가 상승이 멈춘 것은 2014년 6월 이후 처음이다. 부동산114 김은선 책임연구원은 “연말 전세 수요가 줄고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늘면서 전세 수요가 분산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전셋값이 가장 크게 떨어진 자치구는 강동(-0.22%)이다. 이 지역은 3658가구 규모인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입주 시기가 다음 달 초로 다가오면서 암사동 롯데캐슬퍼스트, 강동현대홈타운 등 기존 아파트 전셋값이 500만∼2000만원 내렸다.

다음으로 하락폭이 큰 성북(-0.14%)은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 물건이 전세계약 만료 후 매물로 나오고 있지만 전세 수요가 따라주지 않았다.

이어 구로·성동(-0.05%) 동대문·관악(-0.03%) 강서(-0.01%) 순으로 전셋값 하락폭이 컸다. 성동은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2529가구 규모의 왕십리센트라스 등으로 전세 수요가 분산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전셋값이 오른 지역은 영등포(0.25%) 서대문(0.06%) 동작·양천(0.05%) 등이다.

신도시와 경기·인천 지역 전세가도 지난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하며 보합권에 머물렀다. 신도시에서는 평촌이 0.11% 하락했다. 이 지역은 전세 수요가 줄면서 전세 매물이 소진되는 속도가 더딘 편이다. 일산·동탄(각 0.03%) 분당·판교(각 0.01%)는 전셋값이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일산은 중소형 면적 위주로 전세 거래가 꾸준하다.

경기·인천에서는 과천(-0.53%) 광주(-0.22%) 광명(-0.11%) 양주(-0.07%) 파주(-0.05%)가 하락했다. 과천은 전세 수요 감소로 그동안 오른 가격이 조정됐고, 광주는 입주물량 부담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일부 단지 전세 매물이 귀한 수원(0.06%)을 비롯해 의왕(0.05%) 안산(0.04%) 고양(0.03%) 부천(0.02%)은 전셋값이 올랐다.

매매가는 서울이 지난주보다 0.01% 내리며 5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강남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가 0.09% 하락했고, 일반 아파트는 보합세를 기록했다. 11·3 부동산 대책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 등으로 매수심리가 얼어붙은 탓이 크다.

김 연구원은 “계절적 요인도 있고 부동산 대책 발표와 대출심사 강화, 주택 공급 과잉에 따른 불안감, 금리 인상 등 산재한 대내외 리스크 요인을 고려해 수요자는 주택 구매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글=강창욱 기자 kcw@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