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배구협회가 기득권을 싸고 파벌싸움을 벌이면서 잡음을 내고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이 터진다’는 말처럼 애꿎은 배구 국가대표 선수들만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서병문(72·사진) 제38대 배구협회장은 30일 서울 여의도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집행부 해임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어제 불신임안을 의결한 16명 중 한명은 대의원 자격을 상실한 부적격자”라며 “가결 기준(16명)을 충족하지 못했으니 현 집행부의 불신임안은 부결”이라고 주장했다. 서 회장은 “자격정지 사유가 없다. 계속해서 회장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대의원들이 비상대책위원회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날 협회 대의원들은 임시총회를 열고 서 회장을 포함한 38대 임원들의 불신임안을 의결했다. 전제 23명의 대의원 중 16명이 불신임안 투표에 참석했다. 재적의원의 ⅔이상인 16명이 모두 찬성표를 던져 불신임안이 가결됐다.
협회 대의원들은 서 회장의 인사전횡과 공약 불이행, 소통 부재 등을 이유로 들며 해임을 요구해 왔다. 서 회장은 “정식 임기는 2017년 1월 1일부터다. 지난 10월 공식 취임했는데 벌써부터 공약 불이행을 주장하는 건 부당하고 비상식적인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는 “김찬호 경희대 감독이 독선적인 성격 탓에 눈 밖에 났지만 실력 있는 인재라고 대의원들에게 설명했다”며 특정 인사 선임 논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서 회장은 “김 감독의 부정적인 의혹에 대해선 증거를 달라고 했다. 의혹만으로 사람을 판단하면 누굴 어떻게 뽑겠나”라고 반박했다. 서 회장은 “법적 대응을 통해 이번 사태의 부당함을 가리겠다. 결국 피해보는 건 선수들인데 그게 가장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한국배구는 내년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그랑프리 등 남녀대표팀 모두 큰 대회를 앞두고 있다. 배구 세계랭킹에 영향을 줄 세계선수권 예선도 열린다. 협회 내분 탓에 국제대회 준비에 차질이 빚어져선 안 된다.
박구인 기자
[타임아웃] 배구협회, 아직도 정신 못차렸나… 기득권 싸고 파벌싸움 여전
입력 2016-12-31 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