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진주만 방문이 끝나자마자 일본정부 각료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잇달아 참배하고 있다. 이 가운데 29일 이루어진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의 전격 참배는 국제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아베 총리를 수행해서 진주만을 방문했다가 귀국한 지 하루 만의 일인 데다 첫 현직 방위상의 참배라 충격의 강도는 더했다. 그는 방명록에 ‘방위대신(방위상) 이나다 도모미’라고 적어 개인이 아닌 정부 각료 차원의 참배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진주만에서 일본군의 공습으로 인한 희생자를 위령하며 화해를 강조해놓고 바로 다음 날 그 전쟁을 촉발한 가해자인 전범을 찾은 것이다. 아베 정권의 이중적 실체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대목이다.
예상대로 주변국의 반발은 거세다. 우리 외교부와 국방부는 각각 주한 일본대사관의 공사와 국방무관을 불러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고, 중국도 “고집불통과도 같은 잘못된 역사관을 증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나다 방위상은 신사 참배 후 “미래지향적으로 일본과 세계의 평화를 구축하고 싶다”고 했다. 이율배반적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이웃 국가들도 배려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미래를 얘기할 수 있단 말인가. 누누이 지적하지만 아베 정권은 과거사에 대한 진지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미래를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
[사설] 일본 방위상 첫 신사 참배… 진주만 방문 쇼였나
입력 2016-12-30 1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