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오만함이 도를 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29일 “지금 촛불 민심이 요구하는 대청산과 개혁을 해내자면 5년 임기도 오히려 짧다”며 “벌써 개헌의 방향과 내용을 특정해서 임기 단축을 말한다는 것은 촛불 민심과도 맞지 않다”고 말했다. 총선이 있는 2020년에 대선을 같이 치르도록 개헌하기 위해 차기 대통령 임기를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자는 주요 대선주자들이나 같은 당내 개헌파 의원들의 의견과 배치된다.
제왕적 5년 단임 대통령제의 폐해가 정권마다 반복되면서 개헌의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최순실 사태로 개헌의 시급함과 당위성은 더 분명해졌다. 문 전 대표 역시 노무현정부 때 비서실장을 하면서 개헌을 추진했고 지난 대선 때 개헌을 공약했다. 그랬던 그가 이제 와서 개헌하지 않겠다고 말을 바꾸는 것은 자신은 5년을 다 채울 테니 개헌은 이후에 하든지 말든지 관심 없다는 얘기처럼 들린다.
촛불 민심을 핑계 대는 것도 우습다. 누가 대청산과 개혁을 문재인에게 하라고 맡겨놓았던가.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으니 대통령이 이미 된 듯 착각하는 모양이다. 그는 “사드 배치를 차기 정권으로 넘겨야 한다”거나 “집권하면 미국보다 북한에 먼저 가겠다”,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기각하면 혁명밖에 없다”고도 했다. 아직도 선동적 발언으로 표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사설] 임기 5년도 짧다는 문재인의 오만함
입력 2016-12-30 1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