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자정 서울 종로 보신각에서는 어김없이 제야의 종 타종 행사가 열린다. 하지만 올해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날 광화문 등지에서 촛불집회를 마친 시민들이 대거 타종식에 합류할 예정이어서 올해 제야의 종소리는 촛불 속에서 울려 퍼지게 됐다.
광화문 도심 집회를 주최해온 박근혜정권퇴진비상국민행동(이하 퇴진행동)은 2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 해 마지막 날에 열리는 제10차 범국민행동은 보신각에 집결한 제야의 종 타종식 참가 시민과 함께 한다”며 “참가 시민들과 함께 구호도 외치고 각종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퇴진행동은 31일 오후 5시30분 ‘송박영신 시민자유발언대’를 시작으로 오후 7시에 본집회를 갖고, 오후 8시∼9시30분 ‘송박영신 콘서트’에 이어 11시까지 청운동주민센터, 삼청동 총리공관, 헌법재판소 등으로 행진을 벌인다. 행진 행렬은 오후 11시쯤 보신각에 집결해 제야의 종 타종식에 참가한다.
서울시는 31일 광화문과 종로 일대에서 촛불집회와 타종식이 함께 진행됨에 따라 예년 20만∼30만명 수준이던 타종 행사 인파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행사장 주변 역사에 안전요원을 확대 배치하는 등 안전 대책을 마련했다.
시 소방재난본부는 사고에 대비해 타종 행사 현장에 소방펌프차, 구급차 등 25대와 소방관 245명을 배치한다.
시는 타종 행사를 마치고 늦게 귀가하는 시민들을 위해 지하철 막차 시간을 새벽 2시까지 연장하고 운행도 늘린다. 승객 급증으로 안전사고가 우려될 경우 종각역을 무정차 통과시킬 방침이다. 보신각 주변을 경유하는 시내버스 42개 노선의 막차 운행 시간도 새벽 2시 전후로 연장한다.
서울시 안전총괄본부 관계자는 “예년 타종행사에는 안전요원을 배치할 필요가 없었지만 이번에는 촛불집회 참석자들이 가세할 예정이어서 인파가 얼마나 될지 가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 주말 촛불집회에 준해 타종 행사장 주변에 안전요원을 배치할 계획”이라며 “행사장 인파 현황도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지하철 증차 등을 통해 귀가에 문제가 없도록 대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가 주최하는 타종식에는 시민대표 11명이 참여한다. 지하철 쌍문역 심정지 환자를 심폐소생술 시행으로 소생시킨 홍예지(21) 학생, 2016 리우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장혜진(29) 선수,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전명선(46)씨, 촛불집회 쓰레기 봉투 기부자 박기범(21)씨 등이 타종 명단에 포함됐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제야의 종 타종식에 ‘촛불’ 대거 몰린다
입력 2016-12-30 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