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이 3세 경영 체제에 본격 돌입했다. 효성은 29일 조현준 사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조석래 회장의 장남인 조 사장은 2007년 사장 승진 이후 10년 만에 승진했다. 3남인 조현상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2년 승진 이후 5년 만이다.
효성은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사장이 앞으로 현장경영을 지휘하게 된다고 밝혔다. 조석래 회장은 대표이사직을 유지하면서 경영전반에 대한 조언 및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된다. 효성은 “조석래 회장이 2선으로 물러나고 조현준 회장이 그룹 전체를 이끌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968년생으로 올해 만 48세인 조현준 회장이 전면에 등장한 것은 조석래 회장의 건강 문제 때문이다. 2010년 담낭암 수술 후 전립선암이 추가로 발견됐고, 부정맥 증상까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준 회장은 지난해와 올해 연속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을 이끄는 등 경영 성과를 보여줬다. 경영 능력이 검증된 만큼 전면에 나서서 그룹을 이끌어갈 준비가 됐다는 것이다.
그가 2007년부터 맡아온 섬유PG는 효성그룹 이익의 40%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다. 스판덱스 부문도 2010년 세계 시장점유율 23%로 세계 1위를 달성한 이후 올해 점유율 32%로 2위와의 격차를 계속 벌리고 있다. 효성은 지난해 95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사상 첫 영업이익 1조원 돌파를 기대하고 있다.
적자에 시달리던 중공업 부문을 개선하기도 했다. 효성의 중공업은 2011년부터 3년간 저가 수주와 원가 상승으로 적자 상태였다. 하지만 조현준 회장은 2014년 중공업 경영에 참여해 수익성 위주의 선별성 수주와 신사업 확대를 통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효성 중공업 부문은 지난해 152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조현준 회장은 미국 예일대 정치학과 학사, 일본 게이오대학교 법학대학원 정치학부 석사를 거쳐 일본 미쓰비시 상사와 모건 스탠리에서 근무했다. 이후 1997년 효성그룹 전략부문 부장으로 입사했다. 영어·일본어·이탈리아에 능통하며 미국과 일본, 중국 등의 젊은 리더들과 깊은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만능 스포츠맨으로 대학 때엔 야구, 미식축구, 스키 대표선수로 뛰기도 했다.
조현준 회장은 “스포츠맨십에 기반한 페어플레이를 통해 효성을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현상 사장은 산업자재PG장 겸 전략본부장을 맡아 형 조현준 회장과 함께 회사를 이끌게 된다. 조 사장은 사내 컨설턴트 출신으로 해외진출, 투자 등을 성사시키며 회사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2006년 미주·유럽·남미 등에 있는 타이어업체 굿이어의 타이어 공장 4곳을 인수해 시장점유율 40%가 넘는 1위로 키워냈다. 2007년에는 세계경제포럼이 선정하는 ‘차세대 글로벌리더’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편 효성은 이날 신규 임원 승진자 17명을 포함한 총 34명 규모의 2017년 정기 임원 인사도 함께 실시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효성가 장남 조현준, 회장 승진… 3세 경영 막 올랐다
입력 2016-12-29 19:34 수정 2016-12-29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