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섞인 식품 실종 시대

입력 2016-12-29 19:31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계란 대란이 일어나면서 빵집 분식센터 등의 메뉴판이 바뀌고 있다.

SPC그룹은 파리바게뜨에서 판매하는 카스텔라 머핀 등 19종의 생산을 일시 중단했다고 29일 밝혔다. SPC 관계자는 파리바게뜨는 하루 평균 계란 사용량이 80t이나 되는데 현재 수급이 30%가량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80t을 30구짜리 한 판으로 환산하면 약 6만판에 해당되는 양이다.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도 “아직 제품 생산 중단은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계란 대란이 이어지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규모 동네 빵집의 사정은 더 어렵다. 서울 은평구에서 작은 빵집을 하고 있는 임모(45)씨는 “그동안 거래하던 도매상도 문을 닫고 가족들이 대형마트를 다니면서 계란을 사모으고 있지만 태부족해 카스텔라는 못 만든 지 일주일쯤 됐다”고 털어놨다.

분식점에서 라면과 함께 베스트셀러인 김밥도 퇴출위기를 맞고 있다. 김밥에는 노란 계란이 약방의 감초처럼 들어가게 마련이다. 하지만 계란 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데다 구하기도 어려워 일반 김밥은 메뉴판에서 지우는 분식점들이 늘고 있다. 계란이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참치김밥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