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당 체제’ 이후 첫 국회 본회의… 새누리, 민주에 중앙좌석 내줘

입력 2016-12-30 00:02
올해 마지막으로 열린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4당 체제 출범으로 정당별 자리 배치가 바뀌자 각 당 의원들이 새로 배치된 좌석을 찾아 이동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의원 책상에 놓인 좌석배치표. 김지훈 기자

29일 열린 올해 마지막 국회 본회의는 4당 체제로 재편된 국회 상황을 여실히 보여줬다.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1당 지위를 되찾아 자리 배치부터 달라졌다. 한 식구였던 새누리당과 개혁보수신당은 민주당과 국민의당을 사이에 두고 멀어졌다. 반문(반문재인)·반박(반박근혜) 연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개혁보수신당과 국민의당이 바로 옆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새누리당은 비주류의 분당에 따라 원내 2당으로 전락하며 민주당과 자리를 바꿨다. 민주당이 중앙 좌석을 점령했고, 새누리당은 그 오른편으로 이동했다. 중앙 좌석 중간에는 대통령이나 총리가 시정연설을 할 때 단상으로 나가는 통로가 있어 상징성이 크다. 박근혜 대통령이 직무정지 상태여서 큰 의미는 없지만 집권여당으로서는 1호 당원인 대통령을 본회의장에서 직접 마중하기 어려운 처지가 된 것이다.

민주당 왼편에는 의석수 순서에 따라 국민의당이 자리했다. 그 옆으로 개혁보수신당과 정의당, 무소속 의원들이 차례로 배치됐다. 자리가 가까운 국민의당과 개혁보수신당 의원들은 본회의 시작 전 악수하고 인사를 나누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개혁보수신당 맨 뒷줄은 선수(選數)나 당내 지위에 따라 김무성(6선) 유승민(4선) 의원과 지도부인 정병국(5선·창당준비위원장) 주호영(4선·원내대표) 이종구(3선·정책위의장) 의원이 차지했다.

새누리당 내부에는 ‘몸 따로 마음 따로’ 신세에 놓인 의원도 많다. 당장 개혁보수신당 합류 의사를 밝혔지만 비례대표 신분이어서 탈당하지 못한 김현아 의원은 새누리당 측 맨 앞자리에 앉았다. 보수신당과 생이별 상태인 셈이다. 탈당 동참을 보류한 심재철 나경원 의원 등도 새누리당 좌석 맨 뒷줄 자리를 배정받았다.

새 국회 운영위원장에는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선출됐다. 20대 국회 상임위 구성 당시 여당이 운영위원장을 맡기로 한 합의를 그대로 이행키로 했다. 정 원내대표는 “시국이 난마처럼 얽혀 있다”며 “실질적인 협치가 이뤄지도록, 4당 체제가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개헌특위 구성안도 처리됐다. 특위 위원은 정당별 의석수에 따라 민주당 14명, 새누리당 12명, 국민의당 5명, 개혁보수신당 4명, 비교섭단체 1명으로 배분하기로 했다. 위원장은 당초 합의대로 새누리당에서 맡기로 했다. 특위는 내년 1월부터 본격 활동에 착수한다.

이날 국회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농어업인 등 지원 특별법 개정안,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촉진법 일부개정안 등 45건의 법안과 의안을 처리했다.

한편 여야 4당 원내대표는 30일 상견례를 겸한 첫 회동을 하고 임시국회 소집 여부와 쟁점법안 처리 문제 등 현안을 논의키로 했다. 국민의당 주승용 신임 원내대표 선출에 따라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야권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친박 지도부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아 협상이 중단됐었다.

글=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