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대선주자 총집결… 개헌 놓고 신경전

야권 대선주자들이 고(故) 김근태 전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추모식에서 개헌 및 대통령 임기단축 문제로 날선 신경전을 주고받았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들 문제를 정치공학적 얘기라며 비판했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그런 문 전 대표를 호헌·수구세력이라고 몰아붙였다.

29일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김 전 상임고문 5주기 추모식에는 야권 대선주자가 총집결했다.

문 전 대표는 개헌 의사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임기단축은 개헌 방향이 결정됐을 때 생각해야 하는데 벌써 임기단축을 말하는 것은 촛불민심과도 맞지 않는 다분히 정치공학적인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임기단축을 말한다는 건 다음 정부는 의원내각제·이원집정부제를 위한 과도정부라는 의미”라며 “다음 정부는 개헌 외에도 촛불민심이 요구하는 구시대 적폐청산과 진정한 민주공화국도 건설해야 한다. 절대 과도정부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개헌론자인 손 전 대표는 “(문 전 대표는) 5년 단임 대통령제를 그대로 끌고 가겠다는 것”이라며 “광장 민심은 그게 아니다. 한쪽에선 박근혜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다른 한편에선 이런 제도도 바꾸자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제왕적 대통령제를 끌고 가겠다는 건 호헌(護憲)이고 수구파의 논리”라고 비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런 손 전 대표 측 입장을 재반박했다. 그는 “개헌 논의든 (이를 통한) 정계개편이든 정치 지도자들이 그렇게 처신하지 않길 바란다”며 “대선을 앞두고 정당·정계개편하자는 것도 결국 선거 한번 이겨보겠단 정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헌도 백년대계를 위한 국민과의 계약서인데 내용도 거론하지 않은 채 차기 대통령 임기를 어떻게 하자거나, 개헌을 위해 사람을 모으자는 얘기들은 다 대선을 위한 정략”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서울 도봉구 창동성당에서 열린 추모미사에는 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김 전 상임고문 부인인 인재근 의원 등 민주당 의원단과 이재명 성남시장이 참석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추모문화제에 참석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