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프로야구 감독은 지휘봉을 놓으면 구단과 관계가 소원해진다. 대부분 경질, 계약 만료 등 타의에 의해 감독직에서 물러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SK 와이번스와 이만수 전 감독은 ‘동행’을 하고 있다. SK 최창원 구단주가 이 전 감독에게 1억원을 전달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전 감독은 29일 “최 구단주가 헐크파운데이선에 1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 전 감독이 이사장으로 있는 헐크파운데이션은 재능기부와 함께 라오스에 야구보급을 하는 단체다. 최 구단주는 크리스마스인 25일을 며칠 앞두고 이 전 감독에게 “시간이 되면 조찬을 함께 하자”고 연락했고, 26일 2년여 만에 만나 기부금을 전달했다.
이 전 감독은 “아침 식사 자리에서 최 구단주가 야구를 통한 사회공헌을 하는 헐크파운데이션의 최근 행보에 대해 칭찬과 격려를 해주며 1억원을 기부했다”고 전했다. 이 전 감독은 2014년 10월 SK 감독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최 구단주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근황을 묻곤 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감독은 2년 전 일화를 소개하며 최 구단주가 약속을 지켰다고 소개했다. 그는 “최 구단주가 식사 자리에서 감독 퇴임 후 계획을 물어봐 야구로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하는 재단 설립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구단주는 “감독님이 발로 뛰어 기초를 쌓고 나면 언젠가 도움이 돼 드리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이 전 감독은 “감독 퇴임 후 바쁘게 생활하면서 잊고 지냈던 약속”이라며 “큰 감동을 받았다. 이미 SK 구단을 떠났고, 아무런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았는데 먼저 손을 내밀어 준 최 구단주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모규엽 기자
[타임아웃] SK, 이만수 전 감독과 ‘아름다운 동행’
입력 2016-12-29 1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