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속초에서 천일안경원을 운영하는 김상기(61·사진) 한국늘사랑회 이사장은 평생 나눔을 실천해 온 봉사·기부왕이다.
1983년 사회봉사단체 한국늘사랑회를 설립해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을 30여년째 실천해 오고 있다. 심장병, 백혈병 등을 앓는 국내외 환자 774명에게 치료비와 수술비를 지원했고 농어촌 지역을 수시로 찾아 청력·시력 무료 검진과 함께 노인 등에게 안경 1만6000개를 지원했다. 시력이 나쁜 청소년들에게도 약 2만개의 안경을 무료로 제공했다.
90년대 들어서는 필리핀 중국 캄보디아 등 해외로까지 의료봉사를 나가 안경과 보청기,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저소득 청소년들에게 해외 나들이나 워터피아 등 문화·레저시설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소녀소년가장들을 위해 26년째 졸업잔치도 열어주고 있다.
91년에는 소년소녀가장들을 위해 임대주택 8채의 보증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국선 보조인으로 춘천지법에서 30년째 범법 청소년들을 위해 변론 활동도 하고 있다. 또 사비를 출연해 설립한 늘사랑장학문화재단을 통해 36년 동안 1011명의 학생에게 총 3억50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김 이사장은 29일 “어릴 때 가난하게 자랐기 때문에 어려운 이웃들에게 관심을 갖게 됐다”며 “하늘나라에 갈 때까지 기쁜 마음으로 봉사하며 살겠다”고 했다.
중학교를 마치고 곧장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던 그는 당시 너무 힘들어 자살까지도 생각했었지만 어느 날 ‘불우한 청소년을 위해 일하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접하고 봉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한다.
에델바이스클럽, 천일회 등의 단체를 만들어 활동했고 군 제대 후에 한국늘사랑회를 만들어 회원들과 함께 본격적으로 나눔을 실천했다. 일부 후원도 받았지만 봉사활동 비용과 기부금은 대부분 제대 후 차린 그의 안경점 수입으로 충당했다.
속초만천장로교회 장로인 김 이사장은 “오랫동안 봉사활동을 해 온 데는 하나님이 주신 말씀과 동반자인 아내의 성원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의 아내 김귀녀(59)씨도 이·미용 기술과 수화(手話)를 통해 봉사의 길을 함께 걷고 있다.
김 이사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16 국민추천포상’ 시상식에서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행정자치부가 주관하는 국민추천포상은 나눔을 실천해 온 인물들을 발굴해 시상하는 것으로 ‘수단의 슈바이처’ 고(故) 이태석 신부(국민훈장 무궁화장) 등이 받았다.
6년째인 올해는 488명이 추천됐고 76명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48년간 한센인마을과 달동네 등에서 의료·교육 봉사를 해온 이탈리아 출신 강칼라(73) 수녀 등 6명이 국민훈장을, 궂은일을 하며 20년간 모은 1억7000만원을 장학금으로 후원한 재일동포 고태숙(72·여)씨 등 10명이 국민포장을 받았다. 15명은 대통령표창, 14명은 국무총리표창, 31명은 장관표창을 수상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30여년간 나눔 실천해 온 봉사·기부왕
입력 2016-12-29 19:51 수정 2016-12-29 2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