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교총 출범… 한국교회 드디어 하나로 뭉친다

입력 2016-12-29 17:36
한국교회에 모처럼 청량한 소식이 전해졌다. 기독교주요 교단 7곳이 한 지붕 아래 모이기로 한 것이다. 기독교가 이 땅에 전해진 지 131년 만에 하나의 연합기구 아래 뭉친 쾌거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합동, 대신을 비롯해 기독교대한성결교회, 기독교하나님의성회 여의도순복음, 기독교한국침례회, 기독교대한감리회 등 7개 교단 대표자들은 28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 모여 가칭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를 출범시키기로 전격 결의했다. 한국교회 신도의 95% 이상을 차지하는 장로교 감리교 성결교 순복음 침례교 대표들이 사실상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단일 연합기구를 결성키로 함에 따라 앞으로 ‘국내 1대 종교’ 위상에 걸맞은 가치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선교와 구제 등을 통해 좋은 일을 많이 해왔음에도 분열의 꼬리표로 인해 폄훼된 적이 적지 않았다. 몇몇 교단별로 뭉친 사례가 있었지만 한국교회 전체가 하나로 힘을 모은 것은 부활절연합예배, 민족복음화성회, 한국기독교100주년선교대회, YMCA전국연합회결성 등 단발성에 그쳤다. 교단들은 신학적 정체성에 따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교회연합(한교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로 나뉘었다. 한 목소리를 낼 수 없다 보니 한국교회의 힘은 규모나 위상에 비해 훨씬 위축됐다. 앞으로 한교총 산하에 한기총, 한교연, NCCK를 아우르기로 한 만큼 사회통합 등 선한 영량력을 충분히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쉽지 않았던 통합이 극적으로 이뤄진 데는 총회장과 연합기관 대표들의 양보와 섬김의 리더십이 있었다. 이들은 자리에 욕심 내지 않고 늘 기도하며 좋은 결과를 도출하는 데 노력했다. 한기총 대표회장인 이영훈 목사의 경우 한기총으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아 통합이 성공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음에도 한교총 공동대표를 맡지 않았다. 이종승 예장 대신 총회장 역시 통합의 주역임에도 공동대표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한교총은 다음 달 설립예배를 갖는 등 출범에 박차를 가한다. 한교총 탄생은 한국교회사에 남을 큰 사건이다. 추진 과정에서 어려움이 발생할 수도 있다. 좌절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 보시기 좋은 일을 한다는 각오로 매진해 반드시 결실을 맺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