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은 어린 시절에 존재감이 없었습니다. 형제들도 다윗을 탐탁지 않게 여겼고, 아버지 역시 “저에게 아들이 하나 더 있기는 합니다만, 굳이 보여주고 싶지 않군요”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다른 아들들은 아버지의 집에 있었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직 어린 다윗은 종들과 함께 광야와 들판과 산에서 노숙을 하는 처지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사무엘을 통해 장차 이스라엘의 제2대 왕이 될 사람으로 다윗을 선정했습니다. 이새의 아들 다윗이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라는 이유였습니다.
다윗은 당시의 상식과 통념으로는 왕이 될 면면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인간의 판단으로는 왕은커녕 집안에서조차 인정받지 못할 사람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것에 매료됩니다. 열광합니다. 오늘날은 더욱 그렇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눈에 보이는 것에 열광할 때 하나님은 중심을 보고 계십니다. 그렇다면 다윗의 어떤 점이 하나님의 마음에 들었을까요.
첫째, 하나님에 대한 열정이었습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이름이 더럽혀지는 것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이는 사울의 태도와 대조를 이룹니다. 사울은 하나님의 이름이 아니라 자신의 이름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다윗의 열정은 예배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하는 일로도 나타났습니다. 비록 자신에게 허락되지 않았지만 성전건축을 향한 다윗의 마음은 순수했고 성실했습니다.
둘째, 다윗이 하나님의 집의 충성된 종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울을 폐위하시고 새로운 왕을 세우실 때 하나님의 마음은 하나님의 집의 충성된 종을 세우는 것이었습니다. 그가 바로 다윗입니다. 다윗은 충성된 사람입니다. 비록 아버지의 집에 거하지는 못했지만 종들과 양들을 칠 때도 충성됐습니다. 아버지와 형제들로부터 인정받지 못했지만 다윗은 충성된 종이었습니다. 이 점을 하나님은 매우 높게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다윗의 인생은 하향곡선을 걷기 시작합니다. 그가 자신의 집과 하나님의 집을 다 지었을 때, 일가를 이루고 황금기를 맞았을 때 내리막길이 찾아왔습니다.
이때 다윗은 하나님 앞에서 매우 큰 두 가지 잘못을 저지릅니다. 하나는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취하는 일이었고, 하나는 인구조사를 하는 일이었습니다. 두 사건은 다윗이 이룬 모든 것을 잃게 만들었습니다. 무엇이 문제였습니까. 하나님을 향한 열정과 하나님을 향한 충성을 잃어 버렸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람들도 누구나 다윗처럼 몰락할 수 있습니다. 예배당을 건축하고 선교사를 보내고 선교를 위해 돈을 내어놓고 교회의 직분을 맡아 이런 저런 일들을 했어도 몰락할 수 있습니다. 다윗처럼 어느 날 그 열정이 빠져나가는 것입니다. 충성을 잃는 것입니다. 이 일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위해 아무리 대단한 일을 했어도 영적인 몰락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다윗을 보시기 바랍니다. 열정이 교만으로 변하고 충성이 태만으로 변했습니다.
연말입니다. 다윗의 첫 마음을 잊지 맙시다. 하나님을 향한 열정을 다시 한 번 점검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같은 마음으로 이제 우리 이웃들도 한 번 둘러보시기 바랍니다. 우리 주님의 당부입니다. “시험에 들지 않도록 깨어서 기도하라.” 다윗의 집에서 교훈을 배웁시다.
임종구 목사 (대구 푸른초장교회)
약력=△총신대 대학원 박사 △제자훈련목회자네트워크(CAL-NET) 초대 사무총장 △저서 ‘칼빈과 제네바목사회’(부흥과개혁사)
[나눔설교] 다윗의 집에서 배운다
입력 2016-12-29 2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