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올 수출 14% 가까이 줄었다

입력 2016-12-29 00:05

올 들어 11월까지 국내 자동차업계 실적이 예년에 크게 못 미쳤다. 브라질 등 신흥시장을 비롯한 세계 경기 침체와 국내 세금 혜택 종료, 일부 업체 파업 등으로 수요·생산 모두 부진했다. 특히 수출이 지난해보다 14% 가까이 줄면서 전체 판매가 8% 넘게 감소했다.

생산 기준으로 현대·기아자동차가 전년 동기대비 10∼11% 감소하며 고전한 반면 쌍용차는 약 6%, 르노삼성차는 18% 가까이 늘었다.

28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공개한 자동차산업 동향을 보면 올해 1∼11월 국내 전체 완성차 생산량은 379만3659대로 지난해 동기(414만5377대)보다 8.5% 적었다.

이 기간 국내 판매는 141만3302대에서 143만4236대로 1.5% 늘어나는 데 그쳤다. 현대차 그랜저와 쌍용차 티볼리, 르노삼성 QM6·SM6, 한국지엠 말리부 등 하반기만 해도 다양한 신모델이 출시됐지만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종료 등으로 수요가 받쳐주지 못했다.

수출은 269만1607대에서 232만3211대로 13.7% 감소했다. 일부 신흥시장 역성장 등으로 전 세계 자동차 수요가 둔화하고 글로벌 업체와의 경쟁이 심해진 탓이 크다. 수출액은 지난해 414억3000만 달러에서 올해 360억7000만 달러로 12.9% 줄었다.

업체별로 현대·기아차 수출량이 급감했다. 지난해 1∼11월 104만5842대였던 현대차 수출은 올해 같은 기간 89만4637대로 14.5% 감소하며 90만대에도 못 미쳤다. 기아차는 104만6953대에서 87만3314대로 16.6% 감소했다.

현대차 전체 생산은 168만6786대에서 150만5310대로 10.8% 줄고, 기아차는 156만3888대에서 138만8329대로 11.2% 줄었다. 기아차는 같은 기간 국내에서 그나마 2.4%(1만1230대) 늘어난 48만5400대를 팔았지만 현대차는 내수 판매도 7.2%(4만5580대) 줄었다.

국내외 판매가 모두 늘어난 회사는 쌍용차가 유일했다. 내수가 5.1%(8만8313대→9만2854대), 수출이 12.4%(4만1111대→4만6195대) 증가했다. 올해 출시한 신형 티볼리와 티볼리 에어, 코란도 스포츠 덕을 크게 봤다. 다른 국내 완성차업체에 비해 기존 판매량이 많지 않아 상승 여력이 컸다. 올해 1∼11월 생산은 지난해 동기보다 5.9%(7739대) 늘었다.

르노삼성은 QM6와 SM6 신차효과 등으로 내수가 6만9782대에서 9만7023대로 39.0% 늘었다. 11월 월간 국내 판매는 109.2% 뛰었다. 다만 수출은 닛산 위탁생산차(로그) 수출 감소 등으로 11월 한 달간 12.7% 감소하는 등 올 들어 지난달까지 4.5% 줄었다. 1∼11월 누적 생산은 17.7%(18만5160대→21만7975대) 증가하며 20만대를 넘겼다.

한국지엠은 신형 말리부, 스파크, 트랙스 등 주요 모델 판매 호조 등으로 내수가 14만117대에서 16만1962대로 15.6% 늘어난 반면 비중이 큰 수출이 42만116대에서 38만229대로 9.5% 줄었다. 이 영향으로 전체 생산은 5.9%(3만3254대) 감소했다.

국내 완성차업계의 내년 시장 전망도 어둡다. 현대차그룹 산하 글로벌경영연구소는 내년 세계 자동차 수요가 1.9%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국내 수요가 2.8%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글=강창욱 기자 kcw@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