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신당, 첫발 딛자마자 손에 “손잡자”

입력 2016-12-28 18:14 수정 2016-12-28 21:27
웃음을 머금은 주호영 개혁보수신당 원내대표(왼쪽 사진 왼쪽)가 28일 국회에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만나 덕담을 나누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씁쓸한 표정의 주 원내대표가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함께 자리하고 있는 모습. 김지훈 기자

개혁보수신당(가칭)이 28일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하며 분당 이튿날부터 세(勢) 규합에 나섰다. 첫 타깃은 제3지대다. 중도 개혁 성향 인사들을 시작으로 궁극적으로는 반박(반박근혜)·반문(반문재인) 연대를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수신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친박·친문 패권주의자가 아니면 누구든지 같이할 수 있다”며 “국민들도 협치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손 전 대표는 한나라당에 있었고 현재 당적이 없어 저의 희망사항을 밝힌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앞서 한 라디오 방송에서 손 전 대표를 향해 “나라를 견인하는 일에 힘을 합쳤으면 하는 바람이 아주 크다”고 밝혔다. 손 전 대표는 2007년 한나라당을 탈당해 대통합민주신당으로 옮겼고 지난 10월 정계에 복귀했으나 현재 무소속이다. 그는 제3지대 개혁세력 통합을 위한 국민주권개혁회의를 추진하고 있다.

보수신당의 한 축인 유승민 의원 역시 외연 확대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유 의원은 탈당을 유보한 새누리당 나경원 의원에게도 “오해를 풀고 꼭 합류하기를 바란다”고 권유했다. 다만 정치적 지향점이 같아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유 의원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박지원 원내대표와는 안보 및 대북관이 달라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안 전 대표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보수신당은 국민의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 한 의원은 “박 원내대표와 정동영 천정배 의원을 제외하고 국민의당과 힘을 합쳐야 한다는 데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수신당에는 수도권과 영호남, 강원, 충청 지역 의원이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필두로 한 충청 세력과 국민의당 호남 세력이 합류하면 전국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대선 정치공학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그는 특히 “박근혜 대통령을 도와 당선시킨 사람들이 정권 욕심을 내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보수신당은 대선 후보를 낼 자격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보수신당 안에선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와도 결국 힘을 합치게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새누리당 내 탈당 보류파 외에도 경기 인천 부산 경남 지역에서 신당으로 넘어오겠다는 의사를 밝힌 의원들도 있다고 한다.

보수신당은 이날 첫 논평을 통해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추가 협의를 촉구했다. 새누리당과의 정책 차별화다. 보수신당 장제원 대변인은 “추가 협의는 당사자의 납득과 수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일본 정부의 공식적 책임 인정을 끌어냈다”고 높이 평가했다. 한·일 정부는 지난해 12월 외교장관회담을 통해 일본정부의 책임 인정, 한국 위안부 관련 재단에 일본정부 예산 투입 등을 담은 합의문을 발표했다.

권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