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7대 교단장이 가칭 ‘한국교회총연합회(한교총)’를 출범시키기로 28일 전격 결의한 바탕에는 전·현직 교단 총회장과 연합기관 대표들의 보이지 않는 섬김과 리더십이 있었다.이들은 한국교회의 하나 됨이라는 대의를 위해 양보와 희생을 택했다.
한국교회연합(한교연) 조일래 전 대표회장은 한국교회연합추진위원회 출범의 숨은 공신이다. 그는 연합추진위라는 기차가 달릴 수 있도록 선로를 깔아놓은 주인공 중 한 명이다. 매사에 겸손하게 접근했고 연합 논의에서는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는 데 힘썼다. 그는 ‘내가 해야 한다’는 자세를 내려놓고 상대방 이야기부터 듣자고 수시로 강조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인 이영훈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여의도순복음 총회장과 이종승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대신 총회장은 ‘내려놓음’을 직접 실천한 당사자들이다. 이들은 지난 8월 말부터 연합 논의가 본격화되자 “한국교회가 하나 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공언했고 “나는 대표를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종승 총회장의 경우 총회장 취임 이전인 직무대행 시절부터 ‘하나 된 한국교회’를 외쳤다. 그는 예장백석과 대신 교단의 통합 사례를 들며 교단장들을 설득했다. 목회지인 경남 창원시와 서울을 수시로 오가며 연합 사업에 올인했다.
전용재 전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감독회장은 연합추진위 회의에서 사회를 보며 통합과정을 이끌었다. ‘통합 프로세스’의 과정을 조목조목 제시하는 등 통합의 길을 구체화 시켰다.
한기총과 한교연 양측에 모두 가입돼 있지 않은 김선규 예장합동 총회장의 역할도 컸다. 김 총회장은 “그동안 타 교단들과 (연합) 논의가 진행될 때마다 ‘통합과 연합을 향한 적극성’을 강조해왔다”며 “때를 놓치지 않고 신속하게 통합 흐름이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거듭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예장합동은 한국교회 연합을 위해 교단적으로 많은 고민을 해왔고 내부 공감대도 충만한 상태”라며 “앞으로 진행 과정에서 더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명구 기감 감독회장은 이날 기념사진을 촬영하면서 중앙에 서 있었다. 그는 “감리교단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에만 소속돼 있을 뿐, 한교연이나 한기총에 가입돼 있지 않아 교회 연합에 균형을 잡을 수 있는 교단이라 생각한다”며 “이제 연합을 통해 교회본질을 회복하고 부흥하는 교회를 세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목 최기영 기자 smshin@kmib.co.kr
극적 합의 뒤엔 양보·섬김의 리더십 있었다
입력 2016-12-28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