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6차산업’ 중점 육성 농촌 활로 찾는다

입력 2016-12-28 17:55
전북 진안군 부귀면에 있는 ‘애농(愛農)’은 브로콜리와 비타민·비트 등의 채소를 재배하는 영농조합법인으로 한해 100t 가량의 신선한 새싹을 생산한다.

천춘진(45) 대표는 일본에서 12년간 채소 공부를 하다 고향에 돌아와 2004년 이 농장을 세웠다. 혼자 70㎡에서 시작한 농장은 이제 직원 20명, 3만3000여㎡ 규모로 커졌다. 천 대표는 2012년 진안읍에 이 새싹들을 활용해 잼과 쿠키·카레 등을 만드는 공장을 지었다. 곧이어 이를 직접 먹어볼 수 있는 판매장 ‘카페팩토리’와 체험학습장도 열었다. 그 결과 올해 농장과 공장에서만 19억5000만원, 3곳의 직영 판매장에서는 8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 이 같은 성과로 ‘애농’은 2014년 12월 6차 산업 관련 국무총리상을 받고 다음달 우수 업체로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이처럼 전북지역 농촌 기업들이 6차 산업으로 활로를 찾고 있다. 전북은 6차 산업을 선도하며 인증 기업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지역으로 우뚝 섰다.

6차 산업이란 농촌에 있는 모든 유무형 자원을 바탕으로 농산품을 생산하고(1차) 이를 가공해 제품을 만드는(2차) 한편 유통판매, 문화, 체험, 관광 등 서비스(3차)까지 연계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말한다.

전북도는 올해 4분기에 22곳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6차 산업 인증기업으로 추가 지정돼 모두 170곳으로 늘어났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전국 1132곳의 15%를 차지하는 것으로 광역단체 가운데 가장 많은 숫자다.

6차 산업은 2012년 전북에서 처음 도입됐다. 전북도는 생산과 가공, 판매·체험·관광을 연계한 이 사업을 시작해 3년간 8곳에 231억원을 투자해 육성했다. 이후 정부가 이를 농산업 비즈니스 우수 모델로 선정, 전국에 확산시키고 있다.

이번에 지정된 군산 ‘더미들래’는 떡과 된장·함초 등을 생산, 온라인 등을 통해 판매하고 농촌 체험교육장도 운영한다. 2011년 3억원이던 매출은 올해 14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남원의 ‘예미담’은 김과 다시마·카레 부각을 생산, 인근 로컬푸드와 리조트 등에서 판매하고 체험장도 운영하고 있다. 2년 전 6200만원이던 매출은 올해 3배 이상 증가했다.

6차산업 인증 사업자들은 우수제품 유통품평회와 우수사례 경진대회에 참가하고 각종 홍보 지원을 받는다. 전북도는 농협과 협력해 ‘6차 산업 안테나숍’을 개장하고 선도기업 견학, 서울 판매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도정의 핵심정책인 ‘삼락농정’의 하나로 농민이 웃고 농업이 번성하고 농촌에 활력이 넘치는 기반으로 6차 산업을 중점 육성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이 우수한 경영체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