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를 맞아 은행권 인사의 막이 올랐다. 올해 인사의 초점은 ‘현장’ ‘성과’ ‘조직개편’이다.
김도진 신임 기업은행장은 28일 취임식에서 현재 금융환경을 ‘풍전등화’(風前燈火·바람 앞의 등불)로 묘사했다. 김 행장 내부 출신 4번째 은행장이다. 기업은행은 조준희 전 행장, 권선주 전 행장에 이어 세 차례 연속으로 내부 출신 은행장을 맞았다.
김 행장은 ‘현장’을 강조했다. 그는 “끊임없이 현장을 누비겠다”며 “책상 위로 올라오는 보고보다 고객과 직원의 진짜 목소리를 듣겠다”고 말했다. 또 “해외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해외이익 비중을 20% 이상 끌어올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금융 강화도 목표로 제시했다. 인사에 대해서는 “앞으로 내부 줄서기와 처신에 능해서 또는 연고와 연줄이 있어서 승진했다는 말이 결코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강도 높은 인적쇄신을 예고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날 ‘성과주의 강화’를 뼈대로 그룹 인사를 실시했다. 허영택, 우영웅 신한은행 부행장보가 1년 만에 부행장으로 승진하고, 상무급인 진옥동 SBJ은행(일본 소재 신한은행 현지법인) 법인장이 두 계단이나 뛴 부행장으로 발탁됐다. 신한은행은 “성과주의 강화차원에서 역량이 탁월한 인물에 대한 파격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KB금융지주는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에 초점을 둔 임원 인사가 이뤄졌다. 박정림 여신그룹 부행장과 전귀상 CIB그룹 부행장이 KB금융 부사장으로 신규 임명돼 지주·은행·증권 3사를 겸직하는 게 대표적이다. 이들은 각각 자산관리(WM)와 기업투자금융(CIB) 부문을 총괄한다. KB금융에서 3사 겸직 인사가 단행된 것은 처음이다. KB국민은행의 부행장 6명이 모두 승진하거나 유임돼 안정을 추구했다는 평이 나온다. 이용덕 전무와 오평섭 전무가 여신담당 부행장과 고객전략그룹 부행장으로 승진해 KB국민은행의 부행장은 지주 겸직을 포함해 8명이 됐다. KEB하나은행도 통합 2년차를 맞아 ‘군살빼기’에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본부 그룹 1개, 본부 1개, 부서 11개를 축소했다. 영업점을 허브(Hub)영업점, 스포크(Spoke)영업점으로 나누는 클러스터제를 도입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본부장 40명 가운데 16명을 물갈이했다. 미래금융그룹 부행장으로 승진한 한준성 미래금융그룹 전무는 1966년생으로 부행장 4명 중 가장 젊다<명단 21면>.
홍석호 기자
김도진 새 企銀행장 “현장 누빌 것… 고객 진짜 목소리 청취”
입력 2016-12-28 18:39 수정 2016-12-28 2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