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의 ‘특별한 인생’ 남겨드립니다

입력 2016-12-28 18:38
대구 중구 도심재생문화재단이 생애사열전을 소개하기 위해 지난 26일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올해 제작 책들이 전시돼 있다. 중구 제공

6·25전쟁에 소년병으로 참전했던 윤한수(81)씨와 하명윤(84)씨, 대구시립교향악단 창단 멤버였던 김종수(78)씨, 양복기능대회 수상자였던 박귀찬(76)씨, 내방가사와 문학을 사랑하는 김화자(74·여)씨 등 평범한 우리 이웃이 주인공이 돼 특별한 인생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대구 중구는 지역의 근현대사를 직접 체험한 7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5년째 ‘생애사열전 100선 사업’을 벌이고 있다.

2012년 시작한 이 사업은 중구 출연기관인 ‘중구 도심재생문화재단’이 맡아 진행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이 직접 겪은 근현대사를 기록해 지역의 역사·문화 사료 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현재 중구에 살고 있는 주민뿐만 아니라 과거 중구에 산 적이 있거나 중구에 대해 잘 아는 다른 지역 주민까지 모두 대상에 포함됐다. 책에는 지역 주민들이 겪은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굴곡이 그대로 녹아 있다.

중구 관계자는 28일 “책의 주인공이 된 어르신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기록해 남기는 것에 대해 자부심을 가진다”며 “책은 젊은 세대가 지역의 과거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세대 간 소통 자료로도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17명이 생애사를 발간했으며 지난 26일 오후 3시 음악감상실 녹향(중구 향촌문화관 지하1층)에서 출판기념회도 가졌다. 지금까지 5년간 83명이 참여해 생애사열전 78권이 만들어졌다. 책은 대구지역 주요 도서관과 대학교 도서관에 배포됐다.

이 사업은 지역 주민 100명의 이야기를 담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일단 내년에 종료될 예정이다. 하지만 주민 반응이 좋아 2차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도 있다.

윤순영 중구청장은 “생애사 기록사업은 중구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지역의 정체성 확립에 기여할 것”이라며 “평범한 사람들의 기록은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와 의미가 더해진다”고 밝혔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