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억대 연봉 근로자 수가 크게 늘었다. 이자와 배당 등 금융소득만으로 5억원 넘게 번 납세자도 18.1% 증가했다. 반면 근로소득자의 평균 급여액은 1년 전에 비해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근로자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국세청이 발표한 ‘2016년 국세통계연보’를 보면 지난해 기준 근로소득 연말정산자 중 총급여액 1억원 초과자는 59만6000명으로 전년 대비 7만명(13.3%) 늘었다. 전체 연말정산 근로자 1733만명 중 3.4%가 억대 연봉자였다. 2011년 40만명을 넘지 않던 억대 연봉자는 이후 꾸준히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늘고 있다. 이들이 전체 총급여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8%로 인원 비중(3.4%)에 비해 5배 가까이 많다. 10억원 전후의 고액 연봉자도 많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자산 부자도 급증세다. 금융소득이 있는 종합과세자의 평균소득은 2억6700억원이며, 이 중 금융소득 비중은 절반에 가까운 46.1%다. 금융소득 5억원 초과자도 3676명이나 됐다.
이에 맞춰 얌체족인 고액 체납자가 급증세다. 지난 한 해 동안 출국 금지된 고액 체납자는 1518명으로 50.7% 급증했다. 출금 대상자는 국세 5000만원 이상 체납자 중 국세청이 선정한다.
평균적인 근로자 소득은 찔끔 늘었다. 지난해 기준 연말정산 근로자의 평균 급여액은 3250만원으로 2.5%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자동차·석유화학 업종이 밀집한 부자 도시 울산이 41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제주도가 2750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공무원 도시 세종도 3680만원으로 서울보다 높은 2위를 나타냈다.
근로소득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 면세근로자 비중은 46.8%로 1.3% 포인트 감소했다. 2명 중 1명은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셈이다. 정부는 면세점을 높이는 등 면세근로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강구 중이지만 오히려 세금을 내지 못할 정도로 낮은 소득을 올리는 방안이 우선이라는 지적도 있다.
세종=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 그래픽=공희정 기자
억대 연봉 급증… 작년 7만명 늘어 59만여명
입력 2016-12-28 1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