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프로배구가 FA(자유계약선수) 등급제를 도입한다.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은 보다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팀으로 갈 수 있게 됐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FA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017-2018 시즌 종료 뒤 연봉을 기준으로 FA 보상 규정을 달리하는 등급제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현재 FA를 영입할 경우 해당 선수의 전 시즌 연봉의 200%와 보상 선수 1명을 원소속팀에 보상하거나 연봉의 300%를 지급해야 한다. 문제는 보호 선수가 FA로 영입한 선수를 포함해 5명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구단으로서는 전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되는 대어급이 아닌 선수를 선뜻 영입하기 어려웠다. 2016 FA 시장에서 20명이 자격을 얻었지만 이선규만 삼성화재에서 KB손해보험으로 팀을 옮겼다.
이사회는 FA 시장 활성화를 위해 연봉을 기준으로 FA를 세 그룹으로 나눈다. 연봉 2억5000만원 이상의 A그룹 FA의 영입 보상 규정은 현재와 동일하다. 2억5000만원 미만∼1억원 이상의 B그룹 FA와 계약하면 보상 선수 없이 전 시즌 연봉의 300%를 지급하면 된다. 1억원 미만의 C그룹 FA는 보상 선수 없이 전 시즌 연봉의 150%로 보상하면 된다.
KOVO의 결단으로 준척급 FA들은 족쇄에서 풀려났다. 또 구단은 FA 시장에서 보다 용이하게 전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프로배구가 과감하게 FA 등급제를 도입하기로 하자 규모가 훨씬 큰 프로야구는 놀라는 눈치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FA 등급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선수협회는 FA 몸값 거품 해결과 ‘미아 선수’ 방지를 위해 FA 등급제를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등급을 나눌 객관적인 기준에 대한 합의가 어렵고, 등급제가 선수를 위한 제도인 만큼 구단도 반대급부를 얻어야 한다는 논리 때문에 쉽게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선 이미 FA 등급제를 도입해 실시하고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남자 프로배구, FA 등급제 도입한다
입력 2016-12-28 2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