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주류 의원 29명이 27일 집단 탈당해 개혁보수신당(가칭) 이름으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했다. 새누리당을 탈당했던 김용태 의원이 합류해 개혁보수신당은 의석 수 30석의 제4당이 됐다. 이들은 원내대표에 4선의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이종구(서울 강남갑) 의원을 각각 합의 추대했다.
조기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개혁보수신당은 정계개편의 핵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개혁보수신당은 ‘여당도 아니고 야당도 아닌’ 중첩적인 성격을 띠고 있어 합종연횡에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무성 유승민 정병국 의원 등 29명의 탈당으로 새누리당은 의석이 99석으로 줄며 제2당으로 내려앉았다. 더불어민주당(121석)이 제1당 자리를 되찾았고 새누리당, 국민의당(38석), 개혁보수신당 순으로 국회 권력이 재편됐다.
개혁보수신당의 출현으로 전통적 여야 구도, 보수·진보 구도, 영·호남 구도가 모두 깨졌다. 4당 체제 형성으로 대선은 더욱 예측하기 힘든 상황으로 빠져들었다.
특히 개혁보수신당은 합종연횡을 공언하고 있어 정계개편의 회오리가 몰아닥칠 가능성이 크다. 유승민 의원은 집단탈당 선언 직후 “야권 인사 중에서도 개혁적 보수의 길에 동참하겠다고 뜻을 같이하는 분들을 접촉하고 설득해 외연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야권과의 접촉을 지금까지 굉장히 자제하고 조심해 왔는데 이제부터는 필요하다면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무성 의원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행보에 대해 “반 총장의 판단이지만 저희들이 생각할 때는 사당(私黨)으로 전락한 새누리당을 택할 리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혁보수신당은 반 총장과 국민의당, 민주당 내 반(反)문재인 세력을 묶는 ‘그랜드 연합’을 추진하고 있다. 대연합이 성사되면 이번 대선이 ‘문재인 대 반문재인 세력’의 양자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소연합 시나리오도 있다. 개혁보수신당과 반 총장이 합치거나 개혁보수신당과 국민의당이 힘을 모으는 경우다.
하지만 반 총장이 독자적으로 신당을 창당하고 중도보수 세력을 흡수할 경우 개혁보수신당은 걸음마 단계에서 생존의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 또 정계개편이 현실화되지 못할 경우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호남과 진보 세력을 놓고, 개혁보수신당과 새누리당은 영남과 보수 세력을 놓고 각각 치열한 적통(嫡統)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글=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
[투데이 포커스] 反문세력 헤쳐모여… 대선 판도 흔든다
입력 2016-12-27 17:36 수정 2016-12-27 2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