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연대’ 시동… 대선 파괴력 세 확장에 달렸다

입력 2016-12-28 04:07
김무성 의원(뒷줄 왼쪽 세 번째)과 유승민 의원(둘째줄 왼쪽 네 번째)을 비롯한 새누리당 탈당 의원들이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혁보수신당(가칭) 창당선언 기자회견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탈당 의원 29명 중 이혜훈 의원은 사진 촬영에는 불참했다. 김지훈 기자

개혁보수신당은 27일 원내교섭단체 등록을 마치고 새로운 정치세력으로서의 첫발을 내딛었다. 단숨에 원내 4당 지위를 얻어 반문(반문재인)·반박(반박근혜) 연대의 거점 역할을 할 근거지도 마련했다. 유승민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자체 대선후보군도 즐비하다.

그러나 파괴력에 대해선 여전히 물음표가 따라온다. 정통 보수층의 지지 의사를 아직 확인하지 못했고, ‘잠룡’들은 낮은 지지율에 허덕이고 있다. 신당의 차별화된 행보도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 신당 안팎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영입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보수신당의 다음 시험대는 세력 확장이다. 보수신당은 분당선언문을 통해 “진짜 보수의 길에 동참하는 모든 분과 손을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태 의원 합류로 30명 규모를 확정했고, 내년 초에도 현역의원 5∼6명이 더 동참하기로 했다. 그러나 여전히 원내 3당인 국민의당(38명)에 못 미친다. 정당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을 초·재선 의원은 9명에 불과하고, 이 중 초선은 2명뿐이다.

유승민 의원은 이에 대해 “새누리당에서 신당에 합류하는 분들이 계속 나타나리라 예상한다. 고민하고 있는 초·재선 의원들이 많다고 들었다”며 “탈당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그의 말처럼 된다면 신당은 정계 개편 중심축으로 부상할 수 있고, 대선주자 흡수력도 강해진다.

보수신당은 ‘반문 연대’의 길도 열어뒀다. 유 의원은 “야권 인사 중에서도 ‘개혁적 보수’의 길에 동참하겠다고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접촉하고 설득해서 외연을 확장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를 언급하며 “과거 자신의 안보관은 보수라고 했다. 사드(THAAD)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고, 안보 원칙이 우리와 맞는다면 함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에 대한 연대 가능성도 내비쳤다. 반면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해서는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 회고록 사건에서도 봤듯이 안보관이 우리랑 너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안보관을 고리로 한 진영파괴 전략이다.

신당의 최대 고비는 반 총장의 선택이다. 김무성 의원이나 유 의원 모두 반 총장의 ‘새누리당행(行)’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 반 총장이 특정 정치세력과 손을 잡는다면 보수신당이 대상이라는 주장이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의 23만 달러 수수 의혹’ 반박자료를 보수신당 김성태 의원이 내놓았을 정도다.

반 총장이 신당에 합류한다면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 대부분이 따라 나오고, 민주당 문 전 대표와의 세력균형까지 넘볼 수 있다. 메가톤급 파괴력을 갖게 되는 셈이다. 반대로 반 총장이 신당과 거리를 두고 제3지대에 새 둥지를 틀 경우 신당은 자체 후보의 지지율 띄우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유력 주자를 내놓지 못할 경우 주요 세력들이 ‘반기문 신당’에 흡수될 가능성이 높고, 신당은 존폐 기로에 직면한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