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최순실 된서리’

입력 2016-12-28 04:01
홈쇼핑 업계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직격탄을 맞았다. 국민의 관심이 대형 정치 이슈로 뉴스·시사프로그램에 쏠린 탓에 지난달 홈쇼핑의 카드승인 금액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60% 이상 빠졌다.

2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홈쇼핑 업종의 카드승인 금액은 전년 동월(4144억원)보다 63.3% 하락한 1519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CJ오쇼핑, GS홈쇼핑 등 TV홈쇼핑과 인터넷 쇼핑몰을 함께 운영하는 업체는 인터넷상거래 업종으로 분류돼 포함되지 않았다. 대형할인점, 슈퍼마켓, 백화점 등 유통업종의 지난달 전체 카드승인 금액은 8조19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8% 늘었다.

여신금융협회는 홈쇼핑 업종만 줄어든 이유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지목했다. 일반적으로 홈쇼핑 채널은 지상파 방송 등에서 드라마가 끝나고 난 뒤 광고가 나오는 시간에 채널을 돌리는 시청자를 타깃으로 삼는다. 그런데 뉴스·시사프로그램 시청자가 많아지면서 홈쇼핑 채널로의 유입이 줄어든 것이다.

반면 지난달 자동차학원 업종의 카드승인 금액은 지난해 같은 달(279억원)보다 66.7% 늘어난 468억원이었다. 지난 22일부터 까다로워진 운전면허 시험을 앞두고 미리 운전면허를 따려는 사람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소비심리 악화에도 불구하고 순수 개인카드승인 금액(공과금 제외)은 전년 동월 대비 9.2% 증가한 45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공과금을 제외한 법인카드승인 금액도 9조94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0% 늘었다. 유가가 반등하면서 물가상승세가 지속되자 카드승인 금액이 증가한 것이다.

홍석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