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기내난동 전력 고객, 블랙리스트 만들어 탑승 금지”

입력 2016-12-27 17:52 수정 2016-12-27 21:36
대한항공 승무원들이 27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객실훈련센터에서 포승줄과 테이저건을 이용해 난동 승객을 제압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0일 기내 난동 사태로 국제적 망신을 당한 대한항공이 난동 승객을 제압하는 승무원 교육과정을 언론에 공개하고, 기내 안전 대책을 함께 발표했다.

지창훈 대한항공 사장은 27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대한항공 객실훈련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내 난동과 관련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기내 난동 전력이 있는 고객에게는 항공권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지 사장은 “기내 폭력 전력이 있거나 음주 후 난동을 부리는 승객은 블랙리스트로 관리해 탑승을 거절할 것”이라며 “어느 정도 행위를 탑승 거부 대상에 포함할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형식적으로 관리하던 블랙리스트를 앞으로는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한항공이 파악 중인 난폭 승객은 현재 100명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하노이∼인천 난동 고객인 임모(34)씨는 대한항공이 첫 번째로 탑승을 거절한 고객이 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25일 서면으로 임씨에게 탑승 거절 통지를 보냈다. 대한항공 역사상 처음이다. 임씨는 오는 29일과 내년 1월 하노이행 대한항공 여객기를 예약했지만 탈 수 없게 됐다.

대한항공 승무원의 테이저건 사용 조건 및 절차도 간소화된다. 기존에는 승객이나 승무원의 생명 또는 신체의 긴급한 위험이 발생하는 등 중대 사안에만 테이저건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향후 적극적인 활용을 독려할 계획이다. 난동 승객에게 1차로 경고하고 이후 스턴건(테이저건에서 카트리지를 뺀 상태로 신체에 접촉하는 경우)을 사용해도 진압되지 않으면 테이저건을 쏠 수 있도록 했다. 직접 매듭을 묶어야 하는 구형 포승줄도 올가미를 씌워 잡아당기면 자동으로 조여지는 신형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관련 교육도 강화된다. 객실사무장의 항공보안 훈련 횟수를 현행 연 1회에서 3회로 늘리고 외부 전문가에 의한 위탁교육도 연 1회 추가 실시키로 했다. 현재 전체 승무원의 10%(700여명)에 그치고 있는 남성 승무원 비율도 늘려가기로 했다.

지 사장은 “최근 기내 난동이 빈발하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어 항공사 차원에서 강하게 대응하려는 것”이라며 “난동 승객 엄중 처벌을 통해 기내 안전문화가 정착되도록 외국의 수준과 맞먹는 법적인 보완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