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27일 국정 역사 교과서와 관련, “(6·25전쟁이) 38선 부근에서 군사 충돌이 있다가 전쟁이 났다고 가르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부의 ‘국정 역사 교과서 1년 유예 방침’에 야당이 강력 반발하는 상황에서 국정 역사 교과서의 필요성을 강조한 발언이다. 권한대행 이후 행보에 대해선 “(권한대행이) 끝나고 나면 미래를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해 정치적 행보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북한 도발이 명백한데 ‘교전이 있다 전쟁이 났다’고 애들한테 가르쳐서 주적이 누구냐고 하면 미국이라고 한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 교과서의 왜곡과 편향성에 대해 2013년부터 계속 수정작업을 해왔지만 마지막까지 남은 게 북한과 6·25전쟁 책임에 관한 문제”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야권이 폐기를 주장하는 국정 역사 교과서에 대해 황 권한대행은 “바른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으니 보시고 선택해 달라”고 당부했다.
‘대선 출마’ 등 권한대행 이후 행보와 관련해선 즉답을 피했지만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황 권한대행은 “공직으로 일을 할 수도 있지만 공직에 있지 않다 하더라도 해야 할 일이 참 많다고 느꼈다”며 “지금은 제 일에 전념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고, 끝나고 나면 미래를 위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국회 대정부 질문 당시와 차이가 있다. 황 권한대행은 지난 20일 대정부 질문에서 국민의당 채이배 의원이 ‘대선 출마를 계획하거나 고려하고 있느냐’고 묻자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또 자신은 “흙수저 중에 무(無)수저”라며 6·25 때 월남한 가족사를 소개했다. 황 권한대행은 “아버지가 자전거 하나에 쌀 한 가마니와 가족을 싣고 내려왔다”며 “누님 형님들이 학비를 못 내고 쫓겨 다니며 어려운 생활을 했기 때문에 어려운 사람들의 삶을 안다”고 강조했다.
황 권한대행은 오후에는 청와대를 찾아 주한대사 5명으로부터 신임장을 제정 받았다. 황 권한대행이 청와대를 방문한 것은 지난 9일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처음이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黃 “6·25, 北 도발 명백한데 군사 충돌로 가르쳐선 안돼”
입력 2016-12-27 18:02 수정 2016-12-27 2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