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탈당파의 핵심 중 한 명인 나경원(사진) 의원이 27일 “좀 더 신중하게 지켜보면서 개혁보수신당(가칭)에 합류하겠다”고 밝혔다. 갑작스러운 탈당 보류 선언이었다.
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의 새누리당과는 함께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면서도 “개혁보수신당이 보수의 정통성을 유지하면서 시대정신에 따른 개혁을 담아가는 방향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분당 선언 기자회견장에도 나오지 않았다.
나 의원 탈당 보류의 일반적인 설명은 신당 정책노선 갈등 때문이다. 유승민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민생·경제 좌클릭’ 노선에 나 의원이 반대 표시를 분명히 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탈당파 사이에서는 “함께 탈당하기로 선언해 놓고 정강·정책을 이유로 막판에 갑자기 보류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나 의원의 ‘당분간 잔류’ 선언에 말 못할 다른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떠돌았다. 전날만 해도 나 의원은 주호영 의원과 함께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됐다. 일단 나 의원은 내년 1월 추가 탈당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1일 탈당을 결의한 비주류 34명 중 나 의원과 심재철 박순자 강석호 윤한홍 의원이 탈당을 보류했다.
탈당한 29명 중 20명이 3선 이상의 중진이다. 개혁보수신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정세균 국회의장을 예방해 “의원은 30명인데 선수 합계는 89선”이라고 말했다. 무게감 있는 다선 의원이 많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4명으로 탈당 의원 전체의 절반 정도다.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의 새누리당 의원(박성중 박인숙 이은재 이종구 이혜훈)은 모두 나왔다. 반면 대구·경북(TK)에서는 주 원내대표와 유 의원 2명만 탈당했다.
이종선 기자
“좀 더 신중하게 지켜보겠다” 나경원 탈당 보류… 뒷말 무성
입력 2016-12-27 17:59 수정 2016-12-27 2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