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빙하기… 금융위기 이후 최악

입력 2016-12-27 18:17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에 최악 수준으로 추락했다. 대통령 탄핵 정국에 따른 불안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이 겹치면서 체감경기가 급격하게 나빠진 것이다.

한국은행은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94.2로 지난달보다 1.6포인트 하락했다고 27일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94.2)과 같은 수치다. 소비자심리지수는 경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반적인 인식을 보여주는 지표다. 기준선(2003∼2015년 평균치)인 100을 넘으면 경기 상황을 낙관적으로,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으로 보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들은 특히 가계의 재정 상황을 나쁘게 봤다. 현재생활형편CSI는 89로 전월 대비 1포인트, 소비지출전망CSI는 103으로 3포인트나 하락했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현재경기판단CSI는 지난달보다 5포인트 떨어진 55에 그쳤다. 그나마 향후경기전망CSI(65)는 1포인트 올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내년에 3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한 상황에서 우리 시장금리가 오를 것이란 전망도 많아졌다. 소비자의 금리수준전망CSI(124)는 지난달보다 12포인트나 상승했다. 2011년 9월(12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또한 소비자들은 물가 상승을 예상했고, 집값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수준전망CSI(141)는 3포인트 올랐지만, 주택가격전망CSI(97)는 10포인트 떨어졌다. 주택가격전망지수가 기준선 밑으로 내려간 것은 2013년 2월(95) 이후 3년10개월 만이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