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이스라엘에서 시편은 하나님을 찬양하는 공식적인 예배에 사용됐다. 종교개혁기에도 시편은 교회 갱신에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다. 마르틴 루터는 “시편을 한 편 한 편 빠트리지 말고 사용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장 칼뱅은 예배하는 회중들이 반드시 섭취해야 할 영양식으로 시편을 처방했다.
‘팀 켈러의 묵상’은 365일 동안 날마다 시편 본문을 읽고 깊이 새기도록 꾸민 매일 묵상집이다. 하나님께 다가가는 통로로 활용할 수 있고 시편의 속뜻을 간략하게 살필 수 있는 글과 기도를 담았다. 20년 동안 묵상한 내용을 독자들과 친밀하게 나눈 저자는 서문을 통해 “읽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기도가 이끄는 궤적을 따라가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구하는 각자의 기도를 완성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시편은 그저 읽기만 하는 책이 아니라 그 안에 깊이 침잠해 하나님과 교제하는 통로로 삼아야 한다. 천지창조에서부터 시내산에서 허락하신 율법, 장막과 성전 건립, 불성실로 인한 포로 생활을 거쳐 장차 만물을 대속하고 다시 오실 메시아의 역사에 이르기까지 구원의 역사 전반을 두루 섭렵한다. 삶의 온갖 상황들도 품고 있다. 인간에게 닥칠 수 있는 영적·사회적·감정적 환경을 미리 내다보고 단련시킬 수 있도록 안내한다. 또 우리의 마음가짐이 어떠해야 하고 하나님이 어떤 말씀을 하시며 어떻게 주님의 도우심을 받을 수 있는지 소개한다. 따라서 시편은 거룩한 가르침으로 통하는 더 없이 훌륭한 입문서일 뿐 아니라 마음을 치료하는 구급상자다.
책은 예수님을 보여주는 노래, 예수님이 부르신 노래, 예수님을 향한 노래라는 세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예수님은 시편에 실린 150편의 시가에 익숙하셨으며 그 하나하나를 가지고 죽음을 포함해 온갖 상황과 마주하셨다. 시편에는 그리스도를 선명하게 드러낸 시들이 많다. 시편 묵상을 통해 예수님의 뛰어나심과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쉼을 누리는 하루하루가 되길 소망해 본다.
이지현 선임기자 jeehl@kmib.co.kr
하나님과 교제하는 통로, 시편 365일 읽기
입력 2016-12-28 21:38 수정 2016-12-28 2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