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와 장보기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그로서란트’ 매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외식업계는 속속 그로서란트 매장을 열고 있고, 백화점은 프리미엄 식자재를 내세운 푸드 마켓을 전면에 내세우며 경쟁에 나섰다.
신세계푸드는 첫 그로서란트 콘셉트의 레스토랑 ‘베키아에누보 대구점’을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에 오픈했다고 27일 밝혔다. 그로서란트는 식료품을 파는 ‘그로서리(Grocery)’와 음식을 즐기는 ‘레스토랑(Restaurant)’을 합친 말로 셰프가 요리해 준 음식의 식자재를 구입해 집에서 똑같이 먹을 수 있도록 한 콘셉트형 매장이다. 최근에는 전문 레스토랑이 아니더라도 식음 공간과 식료품 쇼핑 공간이 복합된 공간을 통칭해 이르는 말로 쓰이고 있다.
베키아에누보 대구점은 전문 셰프가 만든 피자·라자냐 등을 맛볼 수 있는 델리존, 고급 빵과 케이크를 구입할 수 있는 베이커리존, 커피와 아이스크림을 선보이는 카페존과 더불어 파스타면과 소스, 오일, 치즈 등 이탈리아 식료품을 구입할 수 있는 그로서리존으로 구성된다.
외식업계에서는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방식으로 식자재 마켓을 접목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식재료로 조리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SPC그룹 파리바게뜨는 빵에 쓰이는 밀가루와 버터 등을 판매하는 ‘파리바게뜨 강남본점마켓’을 운영하고 있고, 존쿡델리미트는 브런치 식사 메뉴와 함께 육가공 식자재를 함께 판매하는 매장을 운영 중이다.
그로서란트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백화점이다. 최근 고급 식재료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백화점으로 유인할 수 있는 집객 효과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게다가 식사뿐 아니라 구매를 동시에 할 수 있기 때문에 매장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화갤러리아의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 ‘고메이 494’는 국내 원조 그로서란트로 꼽힌다. 고메이 494는 식당가와 식자재 쇼핑 공간을 한 데 모아놓은 콘셉트다. 최근에는 고메이 PB(자체 기획) 상품인 한정판 참기름·들기름 등도 출시했다.
지난해 판교에 문을 연 현대백화점 판교점에는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그로서란트 매장이 들어서 있다. 이탈리안 식품 브랜드 ‘이탈리’ 1호점이 입점해 있다. 이곳에서 조리해 파는 모든 음식 재료를 따로 구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신세계는 SSG푸드마켓과 피코크키친, PK마켓 등을 통해 그로서란트 매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롯데월드몰에 코스요리와 식료품 상점을 결합한 ‘펙’을 운영 중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기획] 식재료마켓과 레스토랑이 한곳에… 외식·백화점업계 ‘그로서란트’ 경쟁
입력 2016-12-28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