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 “朴, 세월호 때 관저서 피곤해했다”

입력 2016-12-26 21:34 수정 2016-12-27 00:25
김성태 국회 최순실 국정조사특위 위원장(오른쪽)과 여야 특위 위원들이 26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접견실에서 최순실씨를 심문한 뒤 밖으로 나오고 있다. 최씨는 구치소 청문회에도 출석하지 않아 특위 위원들이 수감동으로 가서 비공개로 만났다. 비공개 현장심문은 2시간30분간 이뤄졌다. 국회사진기자단

정호성(47·구속 기소)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을 오후 2시가 돼서야 처음 면담했다”고 밝혔다. 또 “박 대통령 일정이 빽빽했는데 그날(참사 당일)만 유독 비어 있었다”면서 “박 대통령이 매우 피곤해했다”고 말했다.

정 전 비서관은 26일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에서 국회 최순실 국정조사특위 위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정 전 비서관은 박 대통령 보고 시점에 대해 “오후 2시 말미에 사태가 심각해진 것을 깨닫고 청와대 관저로 가 대통령에게 보고했다”며 “이때와 오후 5시 이후 등 두 차례 박 대통령과 대면했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후에 오후 2시 면담에 대해선 “인터폰으로 대화를 했는지, 대면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을 번복했다.

정 전 비서관은 “당일 박 대통령이 별다른 일정 없이 관저에 머물면서 서면, 전화로 보고받고 전화로 업무를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대통령이 누구와 함께 있었는지에 대해선 “박 대통령의 사생활이라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최순실(60·구속 기소)씨는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열린 현장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았으나 특위 위원들이 수감동까지 찾아가자 입을 열었다. 그는 박 대통령에 대한 감정을 묻자 “얘기하고 싶지 않다. 감정이 복잡하다”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박 대통령이 자신을 ‘시녀 같은 사람’이라고 지칭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선 “그런 말을 했어요?”라며 고개를 떨어뜨렸다고 특위는 전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을 묻자 “어제 일도 기억 안 나는데 어떻게 기억하느냐”며 “황당하다. 나와 연관시키지 말라”며 신경질을 냈다. 프로포폴 중독 의혹에는 답변하지 않았고, 태블릿PC를 두고는 “나는 태블릿PC를 못 쓴다.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독일에 8000억원대의 차명재산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선 “단 한 푼도 없다”며 “있으면 몰수하라”고 부인했다.

구치소에서도 특혜를 받고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는 “여기엔 여자가 많아 특혜를 받으면 큰일 난다”면서 “유명하다 보니 피곤해서 그렇지 특혜받은 것은 없다. 심신이 피곤하다”고도 했다.

구치소 청문회는 1997년 한보그룹 정태수 회장 이후 19년 만에 열렸다. 국조특위 위원들은 서울구치소에서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 전 비서관을 상대로 청문회를 하려 했으나 이들이 불출석하자 서울구치소 수감동과 남부구치소에서 각각 비공개로 이들을 심문했다.

















강준구 고승혁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