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이석수 특별수사팀 126일 만에 해산… ‘팔짱 낀 禹’ 사진만 남겨

입력 2016-12-26 18:03 수정 2016-12-26 21:14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위 의혹과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의 기밀 유출 의혹을 수사해 온 우병우·이석수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이 27일부로 해산한다. 126일간 수사를 진행하고도 뚜렷한 결론 하나 내리지 못한 씁쓸한 퇴장이다. 우 전 수석의 팔짱 낀 사진 하나만 남았다.

윤갑근 특별수사팀장은 26일 “외부에서 온 특별수사팀원은 모두 내일 본래 근무지로 복귀한다”며 “특별수사팀이 마무리 짓지 못한 부분은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등이 수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차 정리’ ‘중간 점검’이란 말로 애써 포장했지만 특별수사팀 수사 종결 발표나 다름없었다.

4개월 넘게 수사했지만 재판에 넘긴 사람은 ‘0명’이다. 수사팀은 처벌자 한 명 없이 해산을 맞게 됐다. 이것저것 상황만 살피다 나머지 수사를 서울중앙지검에 넘긴 셈이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성역 없는 수사를 하겠다”며 출범 당시 내세운 공언이 무색해진 결말이다. 윤 팀장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들이 추가 발생하는 상황이 됐고, 특히 특검이 출범하는 상황이 돼서 부득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윤 팀장은 스스로 “민망하다” 평하면서도 “우리가 수사해 온 내용들이 봉인돼 비밀창고에 들어가는 게 아니고 밝혀질 것이다. 시기의 문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8월 23일 출범한 특별수사팀은 출범 일주일 만에 우 전 수석 가족회사인 정강과 서울지방경찰청, 특별감찰관실 등을 압수수색했지만 우 전 수석 소환조사까지는 2개월이 걸렸다. 우 전 수석이 검사와 수사관을 앞에 두고 팔짱을 낀 채 웃고 있는 모습이 언론에 포착되면서 ‘황제 소환’ 논란이 일기도 했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