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 한 번도 안 봤습니까? “한 번도 본 적 없습니다.”
-통화한 적 없습니까? “통화도 한 적 없습니다.”
-문자한 적 없습니까? “없습니다.”
지난달 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조윤선(50)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최순실(60·구속 기소)씨와의 관계를 추궁하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계속 “모른다”는 답변을 했다. 비선 실세로 드러난 최씨가 독일에서 귀국해 검찰 조사를 받다 긴급체포된 직후였다. 김 의원이 “주변에서 최씨의 부탁이라고 요청받은 것이 없었느냐”고 묻자 조 장관은 “전혀 없었다. 보도를 인용하는 그런 정도를 들은 것 이외에는 (최씨와) 직접 면식도 없다”고 답했다.
최씨의 딸 정유라(20)씨 역시 모른다던 조 장관은 정씨와 촬영한 사진이 공개되자 당황하기도 했다. 조 장관은 “펜싱 경기 대통령 행사에서 저 사진 찍은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는데, 주위에서 “펜싱이 아닌 승마”라고 지적해 줄 정도였다. 그 뒤에도 조 장관은 “백 번 천 번을 물어보셔도 제가 최순실을 모르는 것은 모르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열흘 뒤 ‘최순실 게이트 진상규명에 대한 긴급현안질문’을 위해 국회 임시본회의가 열렸을 때도 조 장관을 향한 의원들의 추궁은 계속됐다. 현 정부에서 여성가족부와 문체부 두 곳의 장관에 임명된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서 최씨의 국정농단을 몰랐느냐는 질문이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부인과 잘 아느냐”고 묻자 조 장관은 “두 번 봤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조 장관의 씀씀이가 유명하다”며 “여성부 장관 시절에는 연간 7억5000만원을 썼는데, 우 전 수석 부인 등 우리나라 권력실세 부인들에게 선물을 주는 루트였다”고 주장하자 조 장관은 억울해했다.
이날 특검의 압수수색과 관련한 문답도 이미 1개월여 전 이뤄졌다. 박 의원은 조 장관을 겨냥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대해 모른다고 하지만, 증언하는 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조 장관은 “문화예술의 애호가로서, 그리고 평생 자연인 조윤선으로 살아가기에도 힘들 만큼의 누명을 썼다”고 답했다.
나성원 정현수 기자
naa@kmib.co.kr
조윤선 자택·집무실도 압수수색… 최순실도, 블랙리스트도 다 모른다는데… 진실은?
입력 2016-12-26 1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