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신당 “내달 24일 공식 창당”… 문제는 ‘색깔’

입력 2016-12-26 18:04
주호영 정병국 개혁보수신당(가칭) 공동 창당추진위원장(왼쪽부터)이 새누리당 탈당을 하루 앞둔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김무성 의원. 뉴시스

개혁보수신당 창당추진위원회가 내년 1월 24일 신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현역 국회의원 30명 안팎이 27일 분당을 선언하고 내년 초 추가 탈당도 예고했다. 단숨에 원내 4당에 진입하는 것으로, 규모 면에서는 ‘대안 세력’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색깔은 아직 뚜렷하지 못하다. 신당은 사실상 유승민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여권 잠룡들과 중진의원 집합소인데, 노선 투쟁 조짐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보수신당은 27일 의원총회를 열어 신당의 정체성, 새누리당과의 차별화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병국 공동 창당추진위원장은 26일 “탈당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등이 모두 모여 정강·정책을 논의하고 국민을 상대로 의견을 수렴할 것”이라며 “28일 자체 안을 마련해 국민에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보수신당은 안보나 대북정책은 보수정당의 기존 입장을 견지한다는 공감대를 이뤘다.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등 박근혜정부의 안보정책을 받아들이겠다는 뜻이다. 유 의원은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사드와 정보보호협정은 기존대로 하는 게 맞는다”며 “사드는 북한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무기로, 북한의 5차 핵실험 전후 야당 입장이 오락가락했는데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정책에서는 입장이 엇갈린다. 유 의원과 남 지사는 지난 9월 ‘모병제’ 문제를 놓고 공개 설전을 벌였다. 교육개혁에 있어서도 유 의원은 자립형사립고와 특목고 폐지, 남 지사는 사교육 전면 폐지를 각각 들고 나왔다. 유 의원은 “정부가 하나의 역사 교과서를 만들어 단일화를 강요하는 건 옳지 않다”고 국정화 추진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러나 김무성 전 대표는 당대표 시절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앞장선 바 있다.

창준위 전체회의에서도 중진의원들은 유 의원의 ‘민생·경제 좌클릭’ 의견에 불만을 표시했다고 한다. 김 전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많은 주장이 나오고 있고, 토론을 통해 결론 낼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도 “(정책노선을) 제가 일임을 받은 것은 아니다”며 “정책에 대해 모든 구성원이 아직 동의한 건 아니고 치열한 내부 토론을 거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보수신당은 27일 교섭단체 등록 후 원내대표 선출 문제도 논의한다. 현재 원내대표 후보로는 공동 창추위원장을 맡고 있는 주호영 의원이 거론된다. 유 의원과 가까운 김세연 의원이 정책위의장으로 함께할 경우 의원총회에서 합의추대도 가능하다는 분위기다. 다만 나경원 의원 등도 원내대표 후보로 이름이 나오고 있어 경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편 새누리당은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핵심 증거인 ‘태블릿PC’ 진위를 가리기 위한 당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키로 했다. 청문회 위증공모 의혹을 받고 있는 이완영 이만희 의원 등의 주장을 파악해 보자는 취지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