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임 역대 최고… ‘산업 수도’ 울산의 울상

입력 2016-12-26 17:46
‘산업 수도’ 울산이 올해 주력산업 불황으로 우울한 연말을 맞고 있다. 체불임금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부자도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소득이 줄어 연말 특수도 실종됐다.

26일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에 따르면 올해 11월말 기준으로 지역 기업체의 체불임금 총액은 364억4000만원이다. 이는 체불임금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액수다. 지난해 체불임금(357억 8000만원)보다도 7억원가량 많다.

이는 울산의 대표 조선 사업장인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사내 협력업체가 경영 위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문을 닫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울산의 주력산업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조선업종 불황으로 구조조정과 퇴직자들이 늘어나고 금리 인상 등으로 미래가 불투명해지면서 울산 시민들도 가계지출을 크게 줄였다.

울산본부에 따르면 올해 울산지역 소비자심리지수는 85∼95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종합적 인식을 나타내는 지수로 지난해 11월(101) 이후로 12개월 연속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이 기간 전국 평균이 100 이상과는 대조를 이뤘다.

경기침체로 고급음식점들은 김영란법이 시행된 이후 평년대비 매출이 절반 이상 떨어진 데다 연말 대목을 앞두고 예약률도 3분의 1 이상 급감했다.

롯데호텔울산 관계자는 “연말에는 연회장을 놀리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올해는 매출이 20% 이상 줄었다”며 “대학과 공공기관, 기업 등의 행사가 감소한 데다 200∼300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도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같은 경기 악화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울산상공회의소는 내년도 경기는 수요 결핍, 생산성 하락으로 2%대의 저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