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의 정착촌 제동에 이스라엘 전방위 항의

입력 2016-12-26 17:48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자치령 내 정착촌 건설 중단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맞서 미국대사를 불러 항의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사진) 총리는 성탄절 휴일인 이날 밤 대니얼 샤피로 주이스라엘 미국대사를 불러들여 항의했다. 미국이 거부권 대신 기권을 선택한 만큼 높은 수위의 항의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외무부 대변인은 안보리 결의안에 찬성한 14개국 중 수교를 맺은 12개국의 이스라엘 주재 대사를 소환해 항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국가를 여행하지 말라고 내각에 명령했다. 또 다음 주로 예정된 우크라이나 총리의 이스라엘 방문과 내년 1월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회담 일정을 취소했다.

앞서 안보리는 지난 23일 요르단강 서안(웨스트뱅크)과 동예루살렘에서 정착촌 건설을 중단할 것을 이스라엘에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찬성 14표, 반대 0표, 기권 1표로 통과시켰다. 이에 이스라엘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강력 비난하는 한편 유엔 기구 분담금 납부와 유엔 대표부 존치 등 모든 교류를 재고키로 했다.

결의안 채택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착촌 건설 지지를 통해 극우 진영과 경쟁하면서 한편으론 팔레스타인과의 공존을 위한 ‘두 국가 해법’을 주장해온 네타냐후 총리의 이중 전략이 오래가지 못할 것 같다고 NYT는 전망했다.

‘두 국가 해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 회복을 바탕으로 평화공존체제 수립을 목표로 한다. 이스라엘 정계에서는 중국, 러시아는 물론 개발도상국의 찬성표를 막지 못한 네타냐후 내각의 무능한 외교력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신훈 기자 zorb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