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최미숙] 학생부 공정하게 기록해야

입력 2016-12-26 18:48

최근 학교생활기록부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수시모집 비율의 증가, 특히 학생부 종합전형 확대로 학생의 학업성취도와 인성 등 종합적 성장과정의 기록뿐 아니라 상급학교 학생 선발에 활용되는 자료로서의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현재 대학은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학생부, 수능, 논술, 면접 등 다양한 전형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그중 학생부는 별도의 시험 없이 학교생활 속에서 입시 준비가 가능하다. 일회성 시험인 수능과 고교 교육과정에서 준비가 사실상 어려운 논술고사보다는 3년간 학교생활의 전반적인 기록을 오롯이 담고 있는 학생부 중심전형 증가는 교육적으로도 바람직하고, 사교육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학부모 입장에서는 반갑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교사의 관심도나 역량, 열정 그리고 학교 교육과정 운영에 따라 학생부의 기재 내용의 양과 질에서 차이가 발생하는 현상은 학생, 학부모와 학교 간의 갈등 요소가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최근 발생한 모 고교의 학생부 조작 사건은 책무성을 갖고 노력하는 대부분의 교사와 학교를 신뢰하는 학생과 학부모에게 충격과 허탈감을 안겨줬고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게 됐다.

교육부는 지난 24일 학생부 신뢰도 및 공정성 제고 요구 증대 등의 필요성을 바탕으로 ‘학교생활기록부 기재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개선 방안의 주요 내용 중 교사 간 학생부 기재 수준 차이 해소를 위한 다양한 서술형 항목 기재 예시자료를 개발하고, 학생을 상시 관찰하고 평가한 누가 기록을 바탕으로 학생의 성장과정을 기록토록 하는 방안은 학부모로서 매우 반가운 내용이었다. 또한 교원연수를 통한 학생부 기재 역량 및 책무성을 강화한다는 점 역시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발표된 개선 방안 중 학생부 나이스 권한 관리부여 절차와 인증단계를 강화하고 수정 내역을 기록으로 남긴다는 점은 부당 정정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을 해소하는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업과 생활지도뿐 아니라 행정 업무도 맡고 있는 교사들에게 많은 학생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평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번 개선 방안에서 학생부 일부 항목의 입력방식 변경으로 담임교사의 업무를 경감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더 나아가 불필요한 업무 경감에 교육부와 교육청의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개선 방안 내용대로 학생부가 학교생활의 종합적 기록으로서 교육적 활용 기능과 입학전형의 자료로 활용된다는 두 가지 기능이 신뢰 속에 조화롭게 활용된다면 학교 문화와 새 교육과정에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본다.

현재 이 시간에도 많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대한 누가 기록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객관적인 기록뿐 아니라 학생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해주기를 진심으로 부탁한다. 필자가 속해 있는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모임(약칭 학사모) 구성원들을 포함해 모든 학부모들도 이번 개선 방안의 취지를 잘 이해하고 내 자녀에게만 유리하도록 교사의 평가권을 벗어나는 요구를 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또한 교육청은 이번 개선 방안을 토대로 학생부 나이스 권한 관리나 학생부 기재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해 학생들이 어떤 학교를 가는지, 어느 담임선생님을 만나는지에 상관없이 학생부가 공정하게 기록된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주기를 바란다.

최미숙 학사모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