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꾹, 꾹! 몇 번만 누르면 OK… 불붙은 주택대출 ‘모바일 전쟁’

입력 2016-12-27 04:05

주택담보대출 경쟁이 모바일로 번지고 있다. 은행들이 인터넷에 이어 모바일 전용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깔면 영업점 방문 없이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게 가능해진 것이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번 주 내로 ‘신한S뱅크’ 앱을 통한 모바일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전세자금대출 상품 출시도 추진하고 있다. 모바일 전문은행 써니뱅크에는 내년 전세자금대출을 시작으로 월세 등 주택담보대출 전반의 서비스를 확대 제공할 방침이다.

모바일 주택담보대출 서비스가 시행되면 은행에 방문하지 않고 앱을 통해 대출 신청, 심사, 약정까지 모든 과정을 할 수 있게 된다.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로 대출을 신청하더라도 서류 제출을 위해 은행 점포를 찾아야 했던 기존과 달리 신한은행은 직접 은행 직원이 대출을 신청한 고객을 찾아가 서류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단 한 번의 은행 방문도 없이 대출이 가능해진 것이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로 부동산 대출이 가능한 상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비대면 대출은 편리함뿐만 아니라 우대 금리도 받는 장점이 있다.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을 가장 처음 시작한 KEB하나은행은 2011년 인터넷뱅킹 전용 주택담보대출 ‘원클릭 모기지론’을 내놓은 바 있다.

같은 해 11월 인터넷뱅킹을 이용한 비대면 전세자금 대출을 출시했던 우리은행은 지난 10월에는 모바일 전문은행 위비뱅크 전용 ‘위비 전세금 대출’을 내놨다. 1∼2년간 최대 2억2200만원 한도로 대출 가능한 상품이다. 같은 달 위비뱅크 전용 부동산 중도금 대출도 출시했다. 위비 전세금 대출을 이용하면 일반 전세대출보다 0.3% 포인트 정도 낮은 금리로 대출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인터넷뱅킹을 통해 상담과 약정이 가능한 아파트담보대출(KB I-STAR 모기지론)과 전세자금대출(KB I-STAR 직장인 전세자금대출)을 출시했다. 대출 가능금액 등을 사전에 확인하고 영업점에 한 번만 방문해 서류를 제출하면 대출이 가능하다. 금리도 영업점보다 0.1% 포인트가량 우대해준다.

NH농협은행도 전자동기시스템 개발에 맞춰 내년에 온라인 전용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할 방침이고 지역은행인 대구은행도 내년 모바일 주택담보대출 출시를 준비 중이다.

시중은행들의 모바일 주택대출 확대는 모바일 금융 이용자 급증에 발맞춘 것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성인 40% 이상이 모바일뱅킹을 사용하고 있다. 또 내년 1∼2월 영업을 시작할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내놓는 모바일 주택대출은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이용이 가능하다”며 “미국발 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아직까지는 대부분의 은행에서 서류 제출을 위해 한 번은 영업점을 방문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긴 하다”고 덧붙였다.

글=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