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호 국가정보원장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비선 보고’ 의혹 당사자인 국정원 추모 국장(퇴직대기 상태) 간 접촉 내역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 전 수석에 대한 국정원의 비선 보고 의혹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국정원은 또 최순실씨에 대한 국정원 내부 보고서 내용도 국회에 보고하기로 했다.
25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지난 23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 전 수석과 추 국장의 통화·회동 내역을 파악해 국회에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우 전 수석이 지난 22일 청문회에서 추 국장과 한 차례 회동하고, 수차례 통화했다고 인정한 데 따른 조치다. 우 전 수석은 비선 보고 의혹 외에 추 국장이 속해 있는 육사 34∼43기로 구성된 군내 사조직 일명 ‘알자회’를 통해 군 인사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우 전 수석은 지난 22일 최순실 국정조사특위 5차 청문회에서 “업무상 접촉일 뿐 비선 보고는 없었다”고 부인한 바 있다. 이 원장은 “추 국장에 대한 감찰에서 우 전 수석과의 접촉 관련 내용은 확인하지 않았다”며 “확인한 뒤 (정보위에) 내용을 보고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또 최씨 관련 내부 첩보 보고서 내용을 정보위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추 국장 감찰 과정에서 확인해보니 국내 보안파트와 서울시지부 쪽에서 최씨 관련 보고가 10건 정도 올라왔다”며 “국정농단 사태를 미리 파악하지 못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용이 첩보 수준에 불과해 확인하지 못했으며, 당시 보고받지 못했다”고 재차 해명했다.
한 정보위원은 “첩보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것은 일종의 변명”이라며 “사법 당국이나 청와대에 관련 내용을 넘길 수 있었는데 하지 않았다는 것은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원 내부에서는 이미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최씨의 국정농단 관련 정보를 상부에 보고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또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이 국정원 소통관에게 차은택 CF감독의 비위 사실을 정리해 제보한 ‘여명숙 리포트’ 역시 내부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원장은 국정원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대법원장 사찰 문건에 대해선 “작성 사실에 대해서는 NCND(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음)”라면서도 “공직자 인사파일(존안자료) 작성을 위한 정보 수집과 보고서 작성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기된 의혹에 대해 일일이 시인·부인한다면 자칫 노이즈 마케팅에 걸려들 위험이 있으므로 대응하지 않고 NCND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단독] “우병우-추 국장 접촉 확인할 것”… 이병호 국정원장, 정보위서 밝혀
입력 2016-12-25 18:21 수정 2016-12-25 2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