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미래가 꺾이고 있다. 취업과 창업에 모두 잿빛 먹구름이 짙게 드리웠다. 청년(15∼29세) 실업률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고, 4년제 대학의 취업률은 3년 연속 뒷걸음질쳤다. 창업의 길도 답답하게 막혀 있다. 청년들이 좌절하면서 국가와 사회의 희망마저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특히 안정적으로 대규모 일자리를 제공하던 대기업은 잇따라 취업문을 좁히고 있다. 오랜 경기침체, 탄핵 정국 등 대내외 변수가 한꺼번에 맞물리면서 대기업들은 내년 투자·고용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다.
25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대기업(300인 이상 기업)의 취업자는 247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불과 3만7000명 느는 데 그쳤다. 취업자 증가폭은 2012년 5월(8000명 감소) 이후 4년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대기업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7만명 증가해 올해보다 4.6배 많았다. 지난 6월까지만 해도 1년 전보다 15만2000명 늘었지만 7월 들어 내리막길을 걸었다.
기업 규모별로 봐도 대기업의 고용이 더 큰 폭으로 위축됐다. 지난달 5∼299인 기업의 취업자는 25만6000명 증가했고, 1∼4인 기업의 취업자는 4만6000명 늘었다.
청년실업률은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청년실업률은 1년 전보다 0.1% 포인트 상승한 8.2%를 기록했다. 11월 기준으로 2003년 11월(8.2%) 이후 가장 높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른 직장을 구하는 취업 준비자와 입사시험 준비자 등 사실상 실업자를 포함하는 ‘체감 실업률’은 9.9%로 뛰었다.
2012년 11월 6.7%에 그쳤던 청년실업률은 매년 상승하면서 4년 만에 1.5% 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전체 연령층의 실업률은 2.8%에서 3.1%로 0.3% 포인트밖에 늘지 않았다.
청년실업의 심각성은 다른 통계로도 드러난다. 교육부에 따르면 4년제 대학 졸업생의 취업률은 2012년(66.0%) 이후 줄곧 감소세다. 지난해 4년제 대학 졸업생 취업률은 64.4%까지 내려앉았다.
창업으로 돌아서도 막막하기는 매한가지다. 박근혜정부는 청년 창업에 무게를 두고 창조경제혁신센터, 청년희망펀드 등 다양한 정책을 펼쳤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사실상 업무가 중단됐다. 정부의 ‘창조경제’ 정책을 믿고 창업을 꿈꿨던 예비 청년창업가들은 ‘멘붕(멘탈 붕괴)’ 상태를 호소할 정도다.
세종=유성열 서윤경 이도경 기자 nukuva@kmib.co.kr, 일러스트=전진이 기자
청춘, 새해에도 길이 안 보인다
입력 2016-12-25 1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