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2020년까지 美 본토 도달 ICBM 개발

입력 2016-12-26 04:01
2020년 북한이 핵탄두 숫자를 100개까지 늘리고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25일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러시아가 핵무기 경쟁을 벌이면서 북한도 핵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란 우려가 함께 나온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2016년도 정세평가와 2017년도 전망’ 보고서에서 “북한의 핵무기 추정치는 2020년 100개에 도달한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라면서 “늦어도 2020년까지 핵무기 숫자를 획기적으로 증대하고 미 서부 본토까지 도달 가능한 ICBM을 개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무기는 실전배치가 임박한 것으로 평가됐다. 보고서는 “핵탄두 소형화 기술이 진전돼 대남 공격용 스커드·노동미사일에 탑재하는 수준은 이미 확보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이 올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이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시험에 집중한 것은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해 미국 공격용 핵무기를 조기에 실전배치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내년 상반기 안에 북한이 6차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전략적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핵무기를 실전배치했음을 과시해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서다. 도발 시점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생일(1월 8일), 트럼프 행정부 출범일(1월 20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 16일), 김일성 주석 생일(4월 15일) 전후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북한의 목표는 단지 미국의 대북정책 전환, 북·미 관계 개선, 경제보상 등이 아니라 핵보유국 지위 획득”이라며 “트럼프 행정부 진영이 정비되기 전인 내년 상반기가 북한으로서는 추가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 기술을 완성할 수 있는 기회”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더욱 서두를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당선자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양대 핵 강국 지도자들이 잇달아 ‘핵전력 강화’를 밝힌 것은 북한 핵 개발에 긍정적 자극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진무 한국국방연구원(KIDA) 박사는 “핵보유국 지위를 노리고 있는 북한이 핵 개발 속도를 서두를 것”이라며 “6차 핵실험에서는 폭발력이 더욱 높은 수소탄 개발에 성공했다고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미국의 핵무기 증강과 함께 대북 핵 보복 능력이 강화되면 북한이 도발을 자제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조성은 기자,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jse130801@kmib.co.kr